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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뱀 설화로 본 남명
2021년 09월 17일 (금) 09:50:41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gofnews@naver.com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상사뱀 설화를 대상으로 하여 여성의 욕망을 대하는 남명의 태도와 관계 맺기에 따른 남명의 남성성을 살펴보았다.

여성들은 신분과 혼인의 여부에 관계없이 남명을 이상적인 남성으로 인식한 반면 남명은 자유분방한 성 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남명의 소싯적 이야기에는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여인을 회초리로 때려 양반의 규율과 법도를 가르치려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남명의 성의식은 강직함에서 호방함으로 변모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상사뱀 설화는 상대를 사랑하거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죽어서 상사뱀이 자신의 욕망을 상대에게 투영하는 이야기인데 이 여성 상사뱀은 버려지거나 쫓겨나거나 원한을 이루지 못한 여성 욕망의 억압이 상징화 한 것이다.

남명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원한을 푸는 과정에서 알아보기, 욕망 풀기, 곁에 두기, 기르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성적 욕망에 경계를 두지 않고 그 욕망을 마음껏 풀도록 공감해 준다.

이렇게 여성의 욕망과 관계를 맺는 남명의 태도는 어린 시절 강직한 성 관념을 보이다가 나이가 들어 유여한 성 관념을 지니게 되어 여성과 차별성을 지니며 신체 접촉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거리두기를 하여 자신의 성적 욕망을 직접 표현하지 않으면서 상사뱀의 욕망을 긍정한다는 면에서 공모적 남성에 근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성의 욕망을 전면 수용하고 긍정하며 신체적 접촉에서 경계를 두지 않는 공모적 남성은 상사뱀의 해원을 이루는 반면 남명은 상사뱀의 해원을 이루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남명 조식이 등장하는 상사뱀 설화는 여성의 욕망을 대하는 남명의 태도와 남명이 여성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주목하여 남명의 남성성을 추출하여 해석하고자 한다.

상사뱀 설화는 상사<相思>로 인한 복수담, 원혼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평범한 남녀가 주인공인 상사뱀 설화는 상사 자체에 초점이 있어 욕망 가두기와 욕망 풀기라는 전형적 구조를 가진 반면 특정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상사뱀 설화는 그 인물이 업적과 역사적 평가와 맞물려 있어 욕망 풀기의 방법에 따라 이야기의 결말이 달라진다.

상사뱀 설화와 특정한 인물 전설이 결합된 남명과 상사뱀 설화는 여성의 욕망이 이야기의 출발점이지만 여성을 대하는 남성 인물의 태도에 따라 혹은 여성 인물과의 관계 형성에 따라 남성 인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즉 상사뱀을 수용하는 남성이 있기 때문이다.

남명이 합천에서 서당에 다닐 때 목청이 좋아 이웃집 대감 딸이 글 읽는 소리에 반해 월담을 하여 남명을 만나게 된다.

이에 남명은 처자의 행실이 양반의 법도가 아니라며 하인에게 매를 해 오게 해서 종아리를 때린다.

처자는 매를 맞고 상환이 들어 죽게 되어 상사뱀이 된다.

남명이 서울에서 벼슬자리에 있다가 시골에 내려와 누각에서 잠을 잘 때 배가 차가와서 살펴보니 뱀이 배 위에 올라와 있음을 보고 상사뱀인 줄 알고 서당 방 벽장에 두고 좋은 음식으로 키우는데 남명의 제자 정인홍은 눈이 중동으로 안총이 일반 사람보다 센데 스승이 출타하고 없는 틈을 이용하여 벽장문을 열어보니 전인홍의 안총으로 뱀이 죽었다.

정인홍이 남명에게 사실을 말하자 석 달만 더 있으면 득천 할 것인데 참 원통하다고 하였다.

처녀는 회초리를 맞은 후 앓다가 죽고 그 후 상사뱀이 된다.

처녀가 상사뱀이 된 원인은 욕망에 대한 단죄의 성격을 띠고 있는 셈이다.

또 처녀가 상사뱀이 된 후 남명을 찾아가기까지의 시간적 간격은 다른 이야기와 달리 상당히 길다는 차이가 있다.

남명이 누각에서 잠을 자다가 배가 차가워 보니 상사뱀이 배 위에 올라있다.

남명은 그 뱀이 자신이 회초리로 때린 처녀인 줄 짐작한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상사뱀인 줄 알아보는 데서 남명의 이인성을 알 수 있다.

이 때 남명의 행동은 대범하며 어린시절과 달리 상사뱀의 욕망을 수긍하고 그 충족을 해소하도록 한다.

뱀이 마음껏 욕망을 풀 수 있도록 허락하며 감고 풀고 반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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