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릉으로 능호가 바뀐 것은 능과 원의 위상 차이로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이외에 왕으로 생활하고 있다가 폐위된 경우에는 대군, 공주, 옹주, 후궁 등의 무덤처럼 묘<墓>라는 칭호를 사용했다.

연산군 묘, 광해군 묘의 호칭은 폐위된 왕에 대해 묘라는 칭호를 사용하였던 조선시대의 관점이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된 경우이다.

1698년 단종이 비로소 왕의 대접을 받으면서 노산군 묘는 정릉이라 칭해지면서 단종의 무덤은 조선 왕릉의 하나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숙종이 단종의 명예를 회복시키다 숙종 시대는 조선사회의 지배이념인 성리의 학문이 사회 곳곳에 완전히 침투된 시기였다.

국가적으로 성리학의 대의와 명분에 맞게 잘못된 과거사를 정리한 시기이기도 하다.

노산군으로 추락되었던 단종의 왕위 회복과 사육신의 복권을 대표적인 조처로 시행하였다.

숙종은 먼저 사육신의 복권을 단행하였다.

성리학을 이념으로 한 조선사회에서 의리와 충절이라는 성리학의 이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한 인문들이 사육신이다.

따라서 사육신에 대해서는 16세기 이래로 재야 사림파 학자들 사이에서 그 충절을 높이 평가하고 이들의 정신을 따르려는 경향이 강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충절을 국가적으로 공인하게 되면 선왕인 세조의 즉위가 부적절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사육신에 대한 재평가 작업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사육신을 국가적으로 포상해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제기되기는 했지만 어느 왕도 사육신을 국가의 충신으로 공인하는 데는 주저하였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숙종 임금이 나섰다.

숙종은 1691년(숙종 17) 사육신의 관작을 회복하고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국가에서 먼저 힘쓸 것은 본디 절의를 숭상<崇尙>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신하가 가장하기 어려운 것도 절의와 충절에 죽는 것 보다 큰 것이 없다.

저 사육신이 어찌 천명과 인심이 거스를 수 없는 것인 줄 몰랐겠는가 마는 그 마음이 섬기는 바에는 죽어도 뉘우침이 없었으니 이것은 참으로 사람이 능히 하기 어려운 것이다.

당세에는 난신<亂臣>이나 후세에는 충신이라는 대의분부에 성의<聖意>가 있었으니 오늘의 이 일은 실로 세조(수양대군)의 잘못을 잊고 세조의 큰 덕행만이 빛내는 것이라 하겠다.(숙종실록 숙종 17년 12월 6일)

숙종은 사육신에 대해 당세에는 난신이나 후세에는 충신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래서 사육신의 복권 조치가 결코 선왕인 세조의 뜻과도 어긋나지 않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사육신의 복권과 함게 1694년(숙종 24) 11월 6일 노산군에게는 단종이라는 묘호가 올려졌다.

민심 속에 살아있던 단종이 230여 년 만에 명예를 찾던 순간이었다.

단종의 복권을 결정한 실록의 기록을 보자.

대신 육경 의정부의 서벽<西壁>과 관각<館閣>의 당상관들은 빈청에 모이라 명하였다.

노산군의 시호를 추상하여 순정안장경순대왕<純定安莊景順大王>이라 하였다.

묘호<廟號>는 단종<端宗>이라 하니 예<禮>를 지키고 의<義>를 잡음을 단<端>이라 한다.

능호는 장릉<莊陵>이라 하였다.

부민의 사호는 정순<定順>이라 하니 순행<純行>하여 어그러짐이 없음을 정<定>이라 하고 이치에 화합하는 것을 순<順>이라 한다 하였다.

능호<陵號>는 사릉<思陵>이라 하였다.(숙종 24년 11월 6일)
 

사육신의 복권과 단종의 왕위 회복은 성리학의 충의 이념을 왕실이 주체가 되어 회복시키려는 의지를 실천한 것으로 조선시대관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의 핵심이었다.

단종과 사육신은 성리학적인 기준으로 보면 억울한 피해자임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숙종 대에 이르러 드디어 노산군의 지위에서 벗어나 왕의 지위를 회복하였고 단종을 위해 죽은 사육신의 명예도 회복되었다.

무덤도 장릉으로 승격되었고 노산군 일이 역시 단종실록이 되면서 단종은 사후에서나마 숙부에 의해 당한 비운의 죽음과 그 한을 일부나마 씻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사육신 : 성낭문, 방팽년, 이개, 하위지, 유흥부, 류성원, 인바 사육신 중에서 자손이 계계승승으로 전해 오는 성씨는 박팽년의 자손이다.

그는 바로 대구 대보사 사장 박도규의 종중이다.

사육신의 처형 당시 박팽년의 아내가 출산을 하였는데 다행히 아들이었다.

같은 시기에 박팽년의 여자 종이 여자 아기를 출산하였다.

이를 관청 몰래 바꾸어 키웠기 때문에 그 후손이 세상에 생존하여 대보사의 큰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조선조에서는 역적의 누명을 뒤집어 쓰게 되면 그 자손 중 여자를 제외한 남자는 모조리 처영하여 후환을 없애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