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회비(이하 적십자회비)가 일부 마을에서는 여전히 마을기금으로 공동납부 되는 등 모금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적십자회비는 만 25세 이상 75세 이하 세대주와 사업자를 대상으로, 세대주는 1만원, 개인사업자는 3만원, 법인은 10만원 이상 지로용지를 발송해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고성군의 경우 행정에서 지로용지를 각 읍면에 배부하고 읍면은 다시 마을이장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전부터 업무 편의상 마을기금으로 공동납부 해왔는데, 의무가 아닌 적십자회비를 개인 의사와 관계없이 일괄 공동납부 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에는 이장들이 다시 개인 가정으로 전달하는 등 개별 납부를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장들에게 업무가 부담이 되는 방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이장들은 적십자회비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달 29일 열린 이장협의회 회의에서 공론화하며 입장을 밝혔다.

도종국 이장협의회장은 “적십자회비가 의무도 아닌데 마을기금으로 일괄 납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 또 적십자회비 모금이 마을이장의 업무도 아닌데 이장들에게 지로용지를 맡기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전국 이통장협의회를 가보니 경남만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지로용지도 이장에게 배포하라 할 것이 아니라 경남지사에서 개인 가구로 우편발송 하라”고 요구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관계자는 “개별 우편발송하게 되면 예산이 약 4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예산을 확보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장기적으로 개별 우편 발송이나 모바일 고지 등으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장들은 내년부터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경남지사에서 각 가정에 개별 발송하는 것으로 하고 주민들에게 납부 홍보‧독려만 하겠다고 밝혔다.

한 군민은 “적십자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겠는데 마치 의무인양 지로용지를 부과하는 것은 맞지 않다. 특히 이장들에게 일괄 주는 것은 반강제로 모금을 하라는 압박과 동시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오는 2023년부터 기존 개인세대주를 대상으로 하는 지로용지모금 방식을 폐지하고 모바일 전자 고지 등 다양한 모금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