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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禁書)의 논란
2021년 05월 14일 (금) 11:19:11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세상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발간된 책이 많다.
 
그러나 그 많은 책 중에는 금서(禁書:출판이나 판매를 금지한 책)들이 있다.
 
역사에서 보면 사상이나 정권, 미풍양속의 훼손 등에 의하여 금서로 지정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보면 조선 시대에는 정감록(鄭鑑錄)이 사회를 어지럽힌다고 하여 금서가 되었으나 필사본으로 전해졌으며,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 유통되었다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도 50여 편의 도서를 벌금으로 묶어 두었으며, 대부분이 국어, 역사, 지리 교과서가 금서로 지정되었다. 
 
1948년 정부수립 후에도 출판물을 규제하였으며, 특히 공산주의 서적은 철저히 금지했다.
 
자유당 정권은 자신들의 비판을 탄압하기 위해 ‘국가보안법’까지 발동하였다.
 
5·16 이후에도 출판· 언론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변하지 않았다. 
 
1970년대 이후에는 각종 인문, 사회과학 서적이 발간되어 민중사적 역사의식, 제3세계에 대한 관심과 자본주의견제 비판 성향을 강하게 보였으며, 민주화운동에 이념 방법 활력을 제공하였다.
이때의 금서는 40여 권에 달했다.
 
1982년 정부의 자율화 정책에 따라 공산주의 사상의 금단이 오히려 호기심과 지적 편향을 일으킨다고 판단하여, 공산주의 관계 서적의 발행을 제한적으로 허가하였다.
 
그 결과 여러 종류의 이념 서적이 출판되었고 이러한 책들은 학생들에 의해 널리 읽히게 되었으나, 정부는 이 책들이 학생운동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판단해서 다시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책의 압수는 1989년까지 계속되었다. 
 
알고 보면 지금 정치 일선에 있는 운동권 세력은 마르크스·레닌주의 김일성주의에 젖어 젊은 시절을 보냈으며, 학생운동을 장악했다. 
 
세계사에서도 금서들이 많았으나 후에 해제되거나 폐기되었다.
 
최근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지난 4월 1일 출간한 ‘세기와 더불어 항일회고록 세트’(김일성 전기)가 문제가 됐다.
 
이 책은 김일성 80회 생일을 계기로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대외 선전용으로 발간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미 2011년 이 책을 ‘이적 표현물’로 판결하였다.
 
내용은 김일성 주석의 출생부터 항일무장투쟁 활동까지 일생이 담긴 회고록이라는데, 지난 1992년 북한 노동당 출판사가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쟁이 가열되자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는 판매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일부 단체들이 이적표현이라는 이유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다른 한편에선 표현의 자유를 위해 금지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판매금지 가처분을 낸 측에서는 “이 책의 발간으로 국가보안법이 무력화될 수 있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 헌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라며, “김일성은 장기간 수십 수백만 명에게 끔찍한 고통을 가한 반인도적 범죄자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인도 범죄자인 김일성을 조작 미화한 책을 제한 없이 판매 배포하는 것은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성 및 인격권과 국가보안법의 모체인 헌법 제3조 및 제4조의 원리를 침해한다”라고 소장을 통해 주장했다.
 
또 “이런 책을 만약에 유통하게 되면 북한 간행물 중 유통 못 할 책이 없게 된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북한 관련 정보가 넘쳐 나는 요즘, 책 판매를 금지하는 건 시대착오란 의견도 있다.
 
내용을 보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난감할 정도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며, 모든 항일무장투쟁을 김일성 혼자 다 한 것처럼 써 놨단다.
 
하지만 이 책의 사료적 가치를 전혀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
 
어쨌든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을 했던 것은 사실이고, 꾸며낸 이야기 역시 완전 허구가 아니라 어느 정도 진실을 바탕으로 과장. 왜곡했기 때문이다.
 
뭐가 부풀려졌고 뭐가 왜곡됐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할 일이다.
 
북한이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미화했는지 그 왜곡상을 이해하는 사료로 활용할 가치도 있단다.
 
이 책을 출판한 사람은 북한과 무역을 해 왔으며, 9년 전 이 책을 연구기관 등에 공급하려고 당국 승인을 받고 북한에서 들여왔다가 이번에 출판했다.
 
논란은 예상했지만, 항일운동은 남과 북이 공유하는 역사란 걸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출판을 계기로 북한과 대화를 할 때 우리가 적극적으로 남북화해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야당 의원은 “이 책을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이 책을 자유롭게 출판함으로써 북한과는 달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라고 했다.
 
“출판은 허용하되 국내 역사학자들이 어떤 부분이 왜곡됐고 진실이 무엇인지 주석 해설 작업을 거친 뒤에 내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김일성 회고록은 환상적 소설일 뿐이란 의견과 이젠 높아진 국민의식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국내에서 발행된 출판물의 유해성을 심의하는 간행물윤리위원회는 이 책의 발간을 놓고 전체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회의에서 이 책을 유해 간행물로 결정되면 도서 유통은 금지되고 서점에 놓인 책도 수거된다.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서로 지정한 것이 모두 다 옳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이 미숙한 청소년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기 바란다.
 
지금도 6·25전쟁을 남한이 침략했다는 북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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