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지만 만천하에서 왕(대통령) 노릇하는 것은 여기에 들어있지 않다. 부모가 모두 생존해 계시며 형제에게 아무런 일이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위로는 하늘에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 천하에서 뛰어난 인재(자식)를 얻어서 가르치고 기르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지만 천하에서 왕(임금) 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새로움을 무기로 국민들 앞에서 선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 길이 새로움으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결코 변하지 않는 행복하고 서로 믿을 수 있는 질서 정연한 삶이다.

아무리 새로움을 무장했다 하더라도 믿지 못한 정치는 우리의 생활에 피해만 가져올 뿐 행복한 정치라고 말할 수 없다.

사실 남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스스로의 행복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국민을 행복하게 하려는 정치가는 스스로 삶이 정직하고 공정한가 물음에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게 자라야 청백리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스스로가 행복하고 질서정연한 대통령이 얼마나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우리의 정치현실은 대통령이 되는데 모든 힘을 쏟고 이후 스스로 행복한 정치가가 되기 위한 노력의 부재에서 오는 지도 모를 일이다.

맹자는 그의 정치철학에서 군자의 즐거움, 즉 군자의 행복에 대해 말한다.

군자는 말 그대로 군주를 일어 나라를 다스릴 사람을 의미한다.

즉 다스릴 자격을 갖춘 사람인 것이다.

다스릴 자격이 혈연에 의해 주어졌던 당시 사회에서 군자는 당연히 군주의 뒤를 이어 그 나라를 다스릴 혈연적 자격을 의미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자 이후 유학에서는 군자에 대해 다스릴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어 해석하면서 그 자격의 개념을 혈연에서만 찾지 않으려 했다.

자격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여 군자의 의미를 전치시켜 버렸던 것이다.

다스림의 자격을 도덕에서 찾으면서 백성들을 다스릴 수 있는 완성된 인격자를 군자라고 지칭했던 것이다.

군자의 의미가 성인<聖人>과 같아진 이유이며 군자가 행하는 정치를 도덕 정치인 왕도정치로 이행했던 이유이다.

맹자는 바로 이와 같은 군자의 행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실 이 말은 교묘한 역설을 담고 있다.

군주의 뒤를 이어 나라를 다스릴 사람을 향해 그 사람의 즐거움 속에는 천하에서 왕 노릇을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강한 권고가 들어 있는 것이다.

왕 노릇을 해야 할 사람에게 왕 노릇 하는 것이 결코 즐거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정치가인 사람에게 정치가 노릇 하는 것이 결코 행복의 조건일 수 없다는 맹자의 조언은 정치라는 행위 자체를 쫓은 사람이 가는 불행한 삶의 뒤안길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맹자는 두 번이나 강조하면서 전체 의미의 초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한 군자가 될 수 있을까?

맹자는 군자의 첫 번째 행복의 조건을 부모와 형제의 안녕에서 찾는다.

철학적으로 이 말은 사회관계망의 기초를 가<家>에 두고 있는 맹자의 입장이 잘 반영된 것으로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만의 마음을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 공간으로써 가장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결혼을 해서 가족을 이루어 보지 않은 사람은 어른을 아이라고 했던 우리의 오랜 전통은 맹자의 이와 같은 생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서 눈여겨 보아야할 것은 바로 이러한 즐거움이 스스로의 노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하늘이 사람에게 내려 준 즐거움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이러한 즐거움은 군자만이 가진 즐거움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깨닫기 하면 느낄 수 있는 모든 사람의 행복조건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소박한 조건에서 행복의 조건을 찾고 그러한 행복의 조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치를 하는 것이 스스로 행복하면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첫 번째 정치의 조건인 것이다.

맹자는 군자의 두 번째 즐거움의 조건은 부끄럽지 않은 삶에서 찾는다.

위로는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자기 자신감이 바로 행복의 조건이라는 말이다.

이는 도덕적 완성 단계에 이른 자기 삶에 대한 긍정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통령이 되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늘 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질 뿐 정작 내가 행복하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정치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들이 불행으로 막을 내렸던 것은 어쩌면 인작만을 쫓고 천작을 버린 결과가 아닐까 싶다.

천작을 따라 살면 자연스럽게 인작이 주어지는 원론을 경구로 삼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