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털과 가죽으로 몸을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한다.

사람도 유인원(類人猿)일 때는 온몸에 털이 나 있었으나, 지혜가 열리면서 옷을 만들어 치부(恥部)를 가리고 몸을 보호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요즘은 애완동물도 주인의 취향에 따라 옷을 입혀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본다.

옷이 날개라고 한다.

생김새가 좀 빠지더라도 옷을 제 몸에 잘 갖춰 입으면 외모가 반듯함을 알 수 있다.

옷뿐만 아니라 목도리나 모자 등도 이에 해당한다.

TV에서 ‘세계 테마 기행’을 보면 각 지방의 전통 의상이 나온다.

어쩜 저렇게 그 지방에 적합한 의복을 만들어 입었을까?

감탄스러울 때가 많다.

추운 지방은 그들 나름대로 보온을 위한 옷들을 만들어 입었으며, 더운 열대지방에서는 몸을 가리는 옷들을 만들어 입었다.

여성을 보호해야 하는 중동지방에서는 얼굴을 가렸으며 동남아 지방에서는 예쁘게 차려입은 것을 볼 수 있다.

예전 베트남에 간 파월 장병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월남 복장을 하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자를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단다.

물론 젊고 혈기 방장한 젊은이여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방글라데시에는 ‘사리’라는 전통 의상이 있어 그만큼 여성들이 아름다워 보이고, 이슬람교도 나라에서는 여성에 대한 음욕을 배제하기 위하여 얼굴을 가린다.

우리나라는 옛날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고 할 만큼 흰옷을 입었다.

백의민족은 태양의 성격(색상)을 이상으로 삼아 흰빛을 생활 속에 살린 데 연유한단다.

흰옷은 인위적인 가공을 하지 않았으므로 결백과 순수함을 상징한다.

또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 입히는 수의는 흰옷 또는 삼배이다.

흰색은 밝음과 끊이지 않음을 의미하므로 영원불멸을 상징한다. 우리나라는 상(喪)을 당하면 상주는 흰옷(素服)을 입었다.

이처럼 백의는 조상의 영혼 또는 혼백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중국의 삼국지에는 부여의 풍속을 전하면서 ‘옷은 흰옷을 숭상한다’ 수서(隋書)에는 ‘신라 사람은 옷의 색깔로 흰 것을 숭상한다’고 하였으며 송나라 역사에서 고려 사신 곽원이 “본국의 사녀(士女:선비와 부인)는 흰옷을 숭상한다”고 말한 기록이 있다.

고려 중엽 이후로 흰옷을 금한 일이 여러 번 있었으나, 왕실과 귀족 사대부 사이에 일시적 효과가 있었을 뿐 전면적인 개혁은 시행되지 않았다.

개화 물결을 타고 활동상 색옷을 입지 않을 수 없게 되자 동정만을 흰 것으로 하여 입고 다녔다.

우리나라는 옛날에는 삼베나 모시,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으나, 고려 후기 공민왕 때 원나라에서 문익점 선생이 붓대 속에 목화씨를 감추어 와서 재배에 성공하였다.

그때부터 무명옷을 입게 되었다. 

한복은 예전에는 남자는 바지저고리와 두루마기, 여자는 치마저고리와 두루마기를 입었다.

요즘은 개량 한복이라고 해서 다양하게 입고 있지만, 뭔가 좀 어색하다.

중국은 소수 민족마다 의복이 다르고, 일본 또한 전통 의상은 다르다.

한복은 좌식생활에 적합하게 만들어졌으며, 양복은 입식(立式) 생활에 편리하다.

양복을 입고 좌식생활을 해보면 바지의 뒷부분에 주름이 잡히고 허리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독자는 코르셋을 아는가? 여성용 속옷이라 남성은 잘 모르겠지만, 남성 중에서도 몸매를 위해서 코르셋을 입는단다.

코르셋은 여성용 속옷으로 허리 부분을 잡아매어 몸매를 날씬하게 하는데, 뒤에서 끈으로 조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입을 수 없단다.

미인은 허리를 가늘게 해야 하고 배가 부른 남자도 사교계에서는 별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배와 허리를 죄다 보니 그 고통을 참아야 한다.

종교 지도자들이 입는 백의는 고결 결백 순수 성결을 상징한다.

더러움을 타기 쉬운 옷은 그만큼 악으로부터 먼 자리를 지킨다는 점에서 종교적인 순수성을 상징한다.

요즘 남성 바지를 유심히 보면 민망스럽기 그지없다.

모든 복장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젊은 남성들이 캐주얼로 입는 바지를 보면 옷감의 문제인지 남성의 심벌이 그대로 살아난다. 

통영 동피랑에 가면 시가지가 보이는 쪽에 통영지방 사투리로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에 관해 적어 놓은 팻말이 있다.

그중에 옷에 대한 풍속을 적어 보면 ‘한날은 할마시들 하는 말씸이, 요새 아이들 옷이 참 대잖타. 치매는 똥구녕이 보이기로 짜리고, 우떤 아는 바지 우게다가 치매로 걸치입은 애석아도 있고, 또 진옷 우게다가 짜린옷을 쩌입은 아이들도 있더라꼬. 그삐이라? 문팍에다가 빵꾸꺼정 낸 쓰봉도 있더라쿤께.(하루는 할머니들 하는 말씀이, 요즘 젊은이들 옷이 참 그렇다. 치마는 뭐가 보이도록 짧고, 어떤 이는 바지 위에 치마를 걸친 여자애도 있고, 긴 옷 위에다가 짧은 옷을 덧입은 젊은이들도 있더라고. 그뿐이니? 무릎에다가 구멍까지 낸 바지도 있더라니까.(전문)

프랑스 파리를 유행의 도시라고 하지만, 파리에 갔다 온 사람 실망하는 수가 있다.

파리에 가보니 특별히 뛰어난 복장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파리에 사는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개성 있게 옷을 입는다.

그것이 파리를 세계 패션의 유행 도시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도 세상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의 개성에 맞춰 옷을 입을 일이다.

다만 남의 눈에 거슬리게 입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