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이번 19대 총선을 통해 각 지역의 뿌리 깊은 지역당정치 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가 높아지는 것 같다.
 총선후보 등록 결과 종전의 특정정당 공천후보 독과점 구조서 벗어나 무소속 후보가 대거 출사표를 던져 맞대결 구도를 이뤘는가 하면 무소속 등 다수 정당의 공천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선택 앞에 나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들로서는 종전의 역대 총선에 비해 이번 총선에서 모처럼 선택의 폭이 넓혀진 선거를 치를 수가 있게 된 것 같다.
 그러나 후보군이 다양해졌다 해서 유권자들 선택이 보다 비교우위의 선택이 가능해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소속 후보들 역시 상당수가 특정 정당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 후보를 낸 정당들의 정책과 공약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찾기도 쉽지 않다. 한때 보편복지와 선택복지 논쟁으로 차별성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모두가 무책임한 포퓰리즘정책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구별조차 모호해진 것 같다.
 게다가 한미FTA와 제주도해군기지 찬반 논쟁도 마찬가지다. 당초 차별화의 쟁점으로 부각되는 듯 했으나 반대가 명백히 국익에 반한다는 국민적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주장했던 쪽에서 꼬리를 감추는 듯하다. 이 또한 모호해지고 만 것 같다.
 결국 유권자들에 선택의 기준이 될 가장 큰 덕목은 총선 후보들의 도덕성과 자질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선거관리위원회 등록에도 필수요건으로 되어 있거니와 후보들의 납세 병역 전과 등이 도덕성과 자질을 재는 잣대다.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국민이 낸 세금을 정부가 제대로 쓰는지를 감시하는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세금 한 푼 내지 않아 납세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군대를 가지 않아 병역의무를 기피했다면 국민 될 자격도 없다. 하물며 한나라 지도층이 될 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법질서를 해쳐 전과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법도 지키지 않으면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물론 이들 잣대도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를 따져 옥석을 제대로 가려야 한다.
 총선 후보들에 관한 각종 홍보자료 등을 꼼꼼히 살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더 보탠다면 선심성 공약 남발이다. 대부분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을 보면 겉만 번지러하고 화려한 말들로 유권자들을 현혹 시킨다.

 역대 총선에서 수도권의 경우 뉴타운 개발이나 경전철 사업 등과 같은 개발 이슈가 선거전을 주도했다면 이번 총선에서는 중앙정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반값 등록금이나 무상 의료, 정규직 확대와 부자 증세 같은 무상 복지 정책이나 부자ㆍ대기업 때리기 정책들이 선거전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지역구에 입후보한 후보자 대부분이 한ㆍ미FTA 폐지나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국가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 공약인지 표심만을 얻기 위한 공약인지는 잘 구분되지 않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해 들어보려고 나온 유권자나 청중들은 민간인 사찰이나 MB 정권심판, 한ㆍ미 FTA 말 바꾸기 등 지역 주민들과 별로 상관없는 현란한 정치 구호들만 난무하여 발길을 돌리며 아쉬워하고 있다.

 선거 유세가 당원들이나 선거 운동원의 단합대회 행사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며 정작 관심을 가지고 유세를 경청해야 할 지역 주민들은 냉랭하다 못해 정치인들의 선동성 공약에 아예 관심이 없다. 그동안 수없이 들어와 이제는 식상하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은 대중의 인기에나 영합하는 허황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국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사회의 지속적 발전도 가능케 하는 참된 복지정책 공약 등을 제시해야 한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여기 저기 쏟아지는 복지정책이 정말 우리들에게 필요한 정책인지, 그것이 실현 가능한지를 신중하게 따지고 가려 투표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