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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고에서 보냈던 36년, 즐거웠습니다”
인터뷰 - 고성고등학교 김태우 교사
36년 교직생활 고성고에서 처음과 끝맺으며 마무리
자기주도학습입학 담당하며 지역 명문고 재도약 마련
교내서 강아지·고양이 돌보며 학생 정서 함양에도 기여
2021년 03월 05일 (금) 11:32:13 한태웅 기자 gofnews@naver.com
   
   
   
 
『35년 11개월을 매일 같이 출근하던 곳을 떠나는 느낌은 어떨까.
고성고등학교 김태우 교사는 1985년 물리학 교사로 부임해 2021년 2월 28일까지 근무하고 퇴직을 했다.
부임 후 담임교사, 인성교육부장, 교무부장 등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며 탁월한 추진력과 창의성을 발휘해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런 유공으로 교감으로 특별 승진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자로 퇴임한 김태우 교사를 만나 36년간의 교직 생활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았다.』
 
# 청춘을 교직에 바쳤다. 교사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학창시절에 교사가 꿈은 아니었다. 운동을 좋아해 중학교 당시 럭비를 했었다.
당시 사관학교에 럭비팀이 있어 가고 싶었지만 성적이 조금 부족해 포기했다.
집안 형편 상 사회에 진출해 직장 생활을 하는게 먼저였는데 부모님께서 대학을 보내주셨고 성적에 맞춰가다 보니 어떻게 물리학과로 진학하게 됐다.
목표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선택한 물리와 평생 함께하며 고성고등학교에 발령 받아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 교직생활을 돌이켜 보며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된 일이 있다면?
학교생활 매 순간이 보람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EBS 방송수업을 도입한 것과 자기주도학습 입학담당관을 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발달하기 전, 학생들을 전국 수준에 도달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방송수업이 유일하다 생각했다.
1교시 전 1시간과 저녁식사 후 1시간을 방송수업 시간으로 정해 운영했다.
이를 위해 전날에 방송분을 미리 녹화하고 다음 날은 새벽같이 나와 방송을 준비해야 했다.
그때 고생한 교사들과 학생들 덕에 학업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또 교직생활을 하면서 보직을 많이 맡았는데 2012년, 13년 자기주도학습 입학담당관을 맡아 경남대 등 경남을 다니며 학부모와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홍보를 했다.
그 후 매년 50여 명 내외의 외부 학생들이 입학하게 됐고, 다시 명문고로 재도약 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
그리고 이때 입학담당관으로 홍보를 다녔던 것이 경남도교육청에 전해져 강사로 위촉돼 경남도내 담당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한 기회도 가졌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도 가르친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교로 진학을 했을 때. 잘 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교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 교내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특별한 이야기도 있다. 어떻게 키우게 된 것인가.
2018년도 어느 날 수업을 하고 있는 교실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학생들이 유기묘가 불쌍해 데리고 왔는데 그 고양이가 교실에서 새끼를 4마리 놓은 것이었다.
그중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는 입양, 두 마리를 부탁해 학교 폐지창고 주변에서 돌보게 됐다.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고 키우다보니 그 두 마리가 또 새끼를 낳아 현재 교내 있는 고양이가 24마리이다.
강아지의 경우 한 마리는 학생이 장날 시장에서 데려왔고 한 마리는 어느 날 학교로 들어와 눌러앉았다.
지난달 7일에는 강아지가 새끼 5마리를 낳아 퇴직하고도 매일 닭죽을 끓여 찾아오고 있다.
교내에서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좋아했고, 특히 같이 돌보다 보니 정서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퇴직 전에 동몰복지, 케어와 관련된 학생 동아리를 만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퇴직하는 소감과 퇴직 후 계획은?
퇴임식 날 소회를 말하기 위해 전날 글을 써보니 상당히 길어졌다.
그것을 본 아내는 “요즘 그렇게 길게 말하면 싫어한다. 한 줄로 요약해라”는 타박 아닌 타박을 받았다.
36년을 어떻게 한 줄로 표현할까 생각하다가 “교직생활을 하면서 90%는 즐겁게 웃고 7%는 스트레스를 받고, 3%는 감동적인 나날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같이 축구도 하고 동료직원들과도 잘 어울리고 즐겁게 생활했던 것 같다.
동료직원들이 없었다면 마지막까지 즐겁게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동료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퇴직한 뒤에는 주식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오전에는 도서관에서 신문과 주식 관련 서적을 읽고 오후에는 운동을 하며 체력관리를 한다.
아내와 함께 매일 남산을 가고 주말에는 축구 동호회에 나간다.
당분간 휴식을 가지며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찾을 생각이다.
 
# 제자들이나 학교에 남은 교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졸업생들에게는 항상 “잘 먹고 잘 살아”는 말을 건넨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가장 맞는 말이 아닐까.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건강해야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고 기회가 왔을 때 일어설 수 있다.
개인적으로 교사의 가장 우선 순위는 스스로가 모범이 돼야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식과 인성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교과목에 자신이 없거나 수업을 못하면 안 된다.
갈수록 학생들이 잘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지만 수업을 흥미롭게 한다면 학생들이 따를 것이다.
고성고등학교에 열정 넘치는 교사들이 많다. 세대차이가 있어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다가가면 좋은 직장분위기 속에서 교직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까지 잘 할 수 있도록 함께 해준 동료 교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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