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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교육의 필요성 ②
2021년 02월 26일 (금) 11:31:24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학교의 고전교육의 필요성과 관련해 세 번째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이 자신의 일상에 대한 성찰에 근거해 수양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사회의 도덕적 문제에 대한 비판에 기초해 이상 사회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장<場>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시행해 왔던 학교 고전교육에서 수양의 필요성이나 이상사회를 향한 비전을 강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이런 내용들에 대한 학습이 왜 필요한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간의 학교 고전교육이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고 평가 받는 중요한 이유이다.
 
그러므로 앞서 제시했던 학교 고전교육의 필요성들에 대한 전제 아래 수양의 필요성에 대한 자격 및 이상사회에 대한 비전 제시 능력이 배양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시행하는 고전교육과 관련해 최근 주목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것은 고등학교 도덕 교과의 학위 과목으로 고전과 윤리가 신설되었다는 것이다.
 
선택중심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으로 분류되는 이 과목에 대해 2015도덕과 교육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이 성격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고등학교 도덕과 진로선택 과목인 고전과 윤리는 고전에 대한 탐구와 생활을 통하여 인문학적 소양과 바람직한 인성을 기르기 위한 과목이다.
 
고등학교 고전과 윤리에서는 생활세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동서양의 고전들과 직접 마주하게 함으로써 삶의 의미 또는 더 나은 삶에 대해 도덕적으로 탐구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 과정을 통해 도덕적 가치관과 판단력, 도덕적 상상력을 함양하고 도덕적 앎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 동기와 능력을 기른다.
 
위와 같은 성격과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이 과목에서는 총 15권의 고전을 선정하여 영역별로 배치해 놓았는데 먼저 자신과의 관계 영역에는 격몽요결, 수심결, 윤리형, 이상학, 정초 등을 타인과의 관계 영역에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논어, 금강경 등을, 사회공동체와의 관계에 영역에는 목민심서, 정의론 등을 자연스럽게 낭독하면서 그간의 학교 고전교육이 대부분 문학교육과 읽기교육 중심으로 전개 시행되었거나 대학수능능력시험 연계 속에서 주요 사상가의 관련된 내용만이 일부 발췌되어 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면 고전과 윤리 과목의 경우에는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이 과목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활세계에서 직접, 간접으로 도덕적 다양한 문제들을 고전에 투영시킴으로써 그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결방법을 찾고 고민하며 행동으로 옮기게끔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바람직한 인성이 함양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학교 고전교육이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기회를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실천 방향을 잡아야 할까.
크게 두 가지만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그 첫 번째는 고전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을 증대시키는 일이다.
 
최근에 들어와 고전에 대한 강조가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부각되었다고 해서 고전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이 쉽게 다가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 고전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원작자의 생각을 읽어야 하고 그 고전에 탄생한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 하며, 언어의 장벽도 뛰어 넘어야 한다.
 
전문 연구자들도 온전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고전들을 학교 수업시간에 활용하여 효과를 얻으려면 일차적으로 교사가 고전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작업은 여러 가지 학교 행정도 함께해야 하는 것으로 교사 혼자서 담당하는 몫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사에게 질 높은 고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더욱 많이 나타나야 하고 전문 연구자들은 교사가 보다 쉽게 고전을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좋은 번역본과 해설서들을 내 놓아야만 한다.
 
무엇보다 국가에서는 이런 측면에 좀 더 정책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는 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학교 고전교육과 관련된 많은 교수, 학습방법, 평가방법들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이다.
 
가령 서책 형태의 고전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독법<讀法>들이 발굴되고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이글에서는 필자의 관심사로 인해 주로 동양고전에 대해서만 다루었지만 독법은 동서양에 걸쳐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동서양으로 각각 한 가지씩만 예를 들어보자면 동양에는 경우에 따라 활용 방식이 달랐던 강이 있었고, 서양에는 성스러운 독법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적 읽기 방식인 렉시오디비나가 있었다.
 
이런 전통적 독법들을 발굴하여 현대적으로 변형시켜 학교 고전교육에서 활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최근에 개발되어 학생들에게 좀 더 친숙한 독법들을 학교 고전교육에 적용시키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고전읽기에 있어 학생들이 경험하는 거부감과 어려움을 완화시키고 이를 통해 학교 고전교육이 진정으로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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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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