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판의 부활은 디지털이 우리 삶을 지배하면 할수록 수면 위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연관이 있다. 즉 우리 본성이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와 더 부합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161쪽)

 

오프라인 아포칼립스(종말)가 아닌 르네상스(부흥)를 위하여

 

오뚜기가 이색체험형 공간인 브랜드숍 롤리폴리를 오픈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미 오리온의 초코파이 하우스, 동서식품의 맥심 플랜트, 빙그레의 옐로우 카페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직접 체험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해 언택트로의 이동이 한층 더 가속화될 것이 확실한 이러한 시기에 기업들의 시선이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UNCG) 마케팅 전공 부교수인 저자 황지영은 이 책 <리:스토어>에서 그 답을 세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오프라인은 리테일(Retail, 소매)에서 여전히 중요한 채널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져 가고 있던 우리는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자 역설적으로 직접적인 소통과 경험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인간은 ‘실제적 경험’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한 시간이 된 것이다. 둘째,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변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은 직접 경험과 쇼룸 등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소통의 채널로 활용되고, 구매는 가격 경쟁에서 우위인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역할이 나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은 이미 변했다’는 것이다.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 이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저자가 전작인 <리테일의 미래>에서 리테일 비즈니스에 침투하고 있는 첨단 기술과 전반적인 미래의 청사진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오프라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리스토어(Re:Store)’ 라는 구체적인 진화 전략 8가지를 강조한다. 리테일 테라피, 유쾌한 리테일, 리테일 랩, 공간 재창조, 진화한 아날로그, 피지털, 클린 쇼핑, 쿨한 친환경이다. 

 

8가지 진화 전략을 적용한 국내외의 리스토어 사례를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어, 우리가 삶의 전반에서 당면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라는 과제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무심코 이용해 왔던 팝업스토어나 인더스트리얼 카페를 리스토어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수많은 교차점을 지나며, 우리의 삶과 미래에 대한 통찰을 얻고자 고민해 본 적이 있는 이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