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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의 범람
2020년 10월 30일 (금) 11:35:40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강홍우 전 철성고등학교 교장
한글은 우리말을 적는 데 쓰이는 한국 고유의 문자이다.
이 한글은 세종대왕의 주도하에 집현전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1443년 음력 12월 28자가 만들어졌고 1446년 9월에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반포되었으나, 그 후에 ‘한글’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는 4자가 없어져 24자가 쓰이고 있다.
한글이 만들어진 동기는 ‘훈민정음’의 서문에 잘 나타나 있다.

첫째, 우리말이 중국말과 다른데 중국 글자인 한자를 가져다 쓰므로 불편한 점이 많아 우리말에 맞는 새 글자를 만든 것이다.

둘째, 한자를 배울 수 없는 백성들도 쉽게 글자를 배워 문자 생활을 하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한글의 창제 동기에서 세종대왕의 강한 민족자주정신과 민본주의를 엿볼 수 있다.
신라 시대에는 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 우리말을 적는 표기법으로 이두(吏頭 또는 吏讀)라는 글자가 있었으나, 이는 한자의 차용 표기법으로 한자를 우리말의 문장 구성법에 따라 고치고 토를 붙인 것에 불과했다.

따라서 중국의 한자와 우리말과의 차이점 때문에 우리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이에 세종대왕께서는 안타깝게 여겨서 우리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훈민정음 즉 한글을 만드신 것이다.

올해로 한글 반포 574주년이 되었다. 
해마다 한글날이면 한글 바로 쓰기 운운하지만 ‘쇠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 
쉼 없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문화와 용어로 하여 정리하기에 여간 어렵지 않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70년이나 남과 북이 갈라져 있어 말과 글의 차이로 문화적 이질감마저 든다.

뿐만 아니라 삼국시대부터 지방이 나누어져 말의 억양과 사투리가 범람하고 있다. 
언어는 문화의 한 요소이다. 
문화는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그중에서도 어떤 시대의 언어가 문화의 중요한 요소가 됨은 두 말할 나위없다.
언어를 창조하여 새로운 문화에 접하게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사회의 혼란을 초래한다면 큰 문제가 된다.

국가나 사회, 정치, 문화의 반발 심리에서, 저들만의 은어를 만들어 쓴다면 암호와 다를 바 없다. 
요즘 방송을 시청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말들이 많다.
더구나 노인층은 더욱 그러하다.

가끔 뉴스를 보면 도회지 거리에 ‘싱크홀’이 발생해 통행에 지장을 주었다고 한다.
이 ‘싱크홀’은 ‘땅 꺼짐’을 말하는 것으로 지하에 물길이 흐르거나 석회암 지역, 제대로 땅 다짐이 안 돼 생기는 현상이다.

땅 꺼짐 현장에 줄을 쳐 놓고 차량이나 사람의 통행을 막아 원상 복구하는 것을 본다.
여기서 말하는 ‘싱크홀’을 우리말 ‘땅 꺼짐’으로 바꾸어도 되겠지만 방송 용어마저 그대로 쓰고 있어, 이제는 시청자들의 귀에 익다.

신조어(新造語)란? 새로 생긴 말 또는 새로 귀화한 외래어로 ‘새말’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새로운 단어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새로 태어났거나 종래부터 있던 사물이나 개념에 대해 새로운 표현이나 의미를 부여하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말로 바꾸어 써도 별문제가 없는데도 애써 새로운 말을 만들거나 쓴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올해는 더구나 코로나 19의 대유행으로 새로운 말들을 많이 쓰게 되었다.
그런데 이 코로나 19로 하여 한글까지 오염이 많이 된 셈이다.
국제적인 용어를 써야만 이해가 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는 말을 외국어 그대로 쓴다.
예를 들면 세계적 유행을 ‘팬데믹’이라 하고 풍토병을 ‘엔데믹’ 비 대면을 ‘언택트’ 동일 집단 격리를 ‘코호트 격리’ 쓰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금도 영어를 일본식 발음으로 표현하는 말이 공사 현장에서 빈번히 쓰이고 있다.

도회지의 영어 간판들은 또 어떤가! 경상남도 의회에서는 ‘국어 바로 쓰기 조례’를 개정한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회의 서류에 TF(태스크 포스)팀을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 ‘태스크 포스(Task force)’는 ‘특별 전담’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말 ‘특별 전담’팀을 만들어 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어려운 원어를 쓰다 보니 당시 회의 내용을 설명하는 사람조차 그 의미를 모르고 그대로 읽은 것이 제대로 발음이 안 되었다.

참석자 중 처음 듣는 용어라 질문을 했으나, 담당자 역시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으며 엉겁결에 “내가 잘못 읽었나 봅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했다.
이처럼 새로운 용어는 공무원 자신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는 유식한(?) 사람이 외국물을 먹어 새로운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겠지만, 받아 전하는 사람은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신조어의 원인은 정치 경제 사회상을 반영하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여러 요인들이 문화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신조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 시사문제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따라서 신조어의 발생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고 막아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언어문화가 차별을 조장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문화라면 어느 정도 제한이 있어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 차별적 단어가 자주 발생한다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청소년들이 앞장서서 은어를 만들어 상대방을 희롱하고 차별하는 것에 맛을 들인다면, 우리의 미래 사회 역시 그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사회 발전에는 물론 개인의 정상적인 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신조어 은어(隱語) 비속어 등은 규제를 해야 한다.  
한글 파괴에 영향을 미치는 신조어와 은어를 규제하여, 한글 언어문화를 바르게 이끌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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