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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
현대사회의 전개 과정은 물론이고 전통시대에도 다양한 공안<公安>사건이 발생했다.
고상의 원래 의미는 다수의 안녕과 치안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이었지만 공안을 빌미로 반대세력에 대해 철저히 정치적 탄압을 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무고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점과 주모자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고 주모자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후대에도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었다는 점 등은 과거와 현재 모두에 일치되는 부분이 있다.
1589년(선조22) 조선을 뒤흔든 대표적인 역모사건이 일어났다.
정여립 역모사건이 그것이다.
이후 정여립 역모사건은 동인과 서인의 당쟁으로 비화되면서 많은 희생자를 양산시켰다.
대표적인 조선시대판 공안사건인 정여립 역모사건으로 남명 조식과 화담 서경덕의 후예들이 다수 희생되었다는 점 또한 간파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여립은 누구인가 청하는 공물<公物>이니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리요” 성리학 사상이 지배하던 조선시대 이러한 위험한 발언을 거침없이 했던 인물이 있었다.
그는 16세기 후반기에 이미 왕정<王政>을 비판하고 오늘날의 공화정과 유사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죽음은 수많은 선비들을 죽게 한 역모사건의 도화선이 되었다.
군주세습제보다는 중국의 요·순·우·가 선양을 한 것처럼 능력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군주가 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던 정여립<鄭汝立>(1546~1589) 그러나 그의 이상은 당시로써는 너무나 급진적이고 위험한 것이었다.
혁명을 꿈꾸었지만 그 혁명은 착수하기도 전에 실패로 끝나고 정여립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그가 죽은 후 반대파에 의해 기록된 각종의 문헌들에서는 그는 대표적인 역적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그의 사상에는 시대를 앞서가는 논리와 보수적인 체제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분명 있었다.
당시에는 그를 시대의 반항아로 낙인찍었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변화의 개혁을 꾀한 혁명가의 모습이 다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정여립 그는 반역자인가? 혁명가이가?
정여립의 본관은 동래이고 전주 출신이며, 첨정을 지낸 희증<希曾>의 아들로 전주 남문 밖에서 태어났다.
정여립은 어려서부터 무예와 활쏘기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경사와 제자백가<諸子百家>의 학문에도 두루 능통하였다.
15세 때에는 익산군수인 아버지를 대신하여 고을 일을 맡아보았는데 당시 아전들은 그의 부친보다 정여립이 업무를 처리할 때 훨씬 부담을 느꼈다고 했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카리스마의 소유자였다.
‘‘연려실기술’에는 여립은 기백이 굉장하고 말솜씨가 좋아서 입을 열기만 하면 시비를 불문하고 좌중들이 치안하고 탄복하였다’고 기록하여 그의 기백과 언변이 탁월했음을 보여준다.
정여립은 1567년 진사시에 합격한 후 1570년 식년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였다.
이후 중앙정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예조적락으로부터 홍문관수찬 등의 요직을 거쳤는데 정여
립의 순탄한 관료에는 그의 자질을 일찍부터 주목한 이이와 성훈 등 훗날 서인<西人>의 원류가 되는 인물들의 후원이 컸다.
정여립이 정계에 진출한 시기 조선 전국은 당쟁의 조짐이 일어나고 혼란 중에 있었다.
1575년(선조 8년) 마침내 동인 김효원과 서인 심의결을 수장으로하는 동인과 서인의 분당<分黨>이 이루어졌는데 기호학파의 학자들이, 서인 영남학파의 학자들이 동인의 중심이 되었다.
선조수정실록에서는 정여립에 대해 총명하고 논변을 잘하며, 오로지 널리 이치를 정리하는 것을 힘썼으며 특히 ‘시경’의 훈고와 물명<物名>의 해석으로 자부하였다.
성훈과 이이 두 사람이 불시에 만나고 간혹 그와 논평하였는데 “그의 박학하고 언변이 뛰어나 남을 좋아하였음으로 그를 조정에 천거하였다”고 하여 성훈과 이이에게 호평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정여립은 이처럼 서인의 후원 속에서 관직에 진출했으나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하면서는 이발, 이길 형제 등과 친하게 지내며 동인에 경도되었다.
강한 기질과 직선적인 정치성향으로 동인의 돌격장 역할을 맡았기에 서인들로부터는 정치 변절자로 인식되었다.
당시 서인의 집권 시기에 정여립을 배은망덩자로 혹평하고 지방(전라도)으로 쫓아내 버려싿.
문무를 겸비한 정여립이 여기서 좌절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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