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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父와 이발사 ⑧
최시혁-구만면
2020년 09월 18일 (금) 11:14:44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그렇게 하여 老父의 아흔한 살 인생 대단원의 막은, 나흘간 장례예식으로 막을 내렸다. 

산소는 老父가 생전에 자기가 묻힐 곳이라고 준비를 해왔었고, 그곳을 가족 묘지로 조성하기 위해 소박하게 만들어 놓았던 곳이다. 
노부는 평생을 勤儉, 節約, 誠實을 삶의 최고 가치라 여기며 살아오셨고, 자식들에게는 몸소 실천하여 인간의 가장 큰 德目으로 가르쳐 주셨다. 
본인이 배우지 못했기에 일곱 자녀들에게는 배워야 한다는 一念으로 살았고, 실제로 일곱 자녀들은 모두 대학을 나왔다.
그리고 지금 사회에서 나름대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老父는 木手였다. 재주가 많았고, 흥 또한 많았다. 그리고 참 愛酒家였다.
읍내 이발사가 초등, 중등시절에는, 관에서 막걸리 밀주를 강력하게 단속하던 시절이 있었다.    
老父의 집은 항상 밀주단속 대상이었고, 단속반은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서, 고방(곳간) 깊숙이 꼭, 꼭 숨겨둔 막걸리의 원료인, 누룩을 찾는 광경과, 온 가족이 마음 졸이며 허탕하기를 바라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 긴장이 종종 되풀이 되어도 老父는 막걸리를 직접 담았다.
집에서 담은 막걸리 맛이, 마을 양조장 맛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老父의 愛酒 1호는 막걸리고, 나이 들어서는 소주였다. 
잔도 필요 없고 꼴깍, 꼴깍, 마시면 그게 한 잔이였다. 
그리고 손으로 김치 한 가닥.
주로 술은 농사일이나 목수 일을 하면서 참으로 마셨고, 술을 많이 먹어서 가정에 누를 끼치거나, 자신의 건강을 나쁘게 했던 일들은 없었다. 
老父의 그런 愛酒 때문인지 일곱 형제들도 다들 술을 좋아한다.
‘술을 좋아한다?’
마치 무슨 술 예찬론이나, 당위성을 얘기 하려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老父도, 형제들도 술을 먹고는 항상 즐겁게 놀았다.  
술이 오락이었고, 한편 힘의 원천이었다. 그래서 술은 老父의 삶과 항상 같이했다. 
老父는 밥 심과 술 심 으로, 勤勉, 誠實로, 7형제를 훌륭하게 성장시키는데 중년의 삶을 바쳤고, 60살 이후에는 7자녀가 성장한 기대치에 만족과 보람을 느끼면서, 인생을 보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제 老父의 방문은 굳게 닫혀 있다.
마루 한쪽에 항상 놓여 져 있던 신발도 자취를 감쳤다. 
주인을 잃은 안채는 적막감이 흐른다. 이발사는 이 모든 사실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冷嚴한 現實로…, …  
이발사는 두어 달 뒤 老父의 산소를 찾았다. 
평소 그렇게 좋아했던 소주를 잔에 붓고, 안주는 평소 좋아하시던 김치를 놓고, 제배를 하였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告 하였다. 
“당신이 평생 그렇게 살아왔던 誠實한 삶을, 제가 그렇게 살아 보겠습니다”라고… 
그리고, 저에게 이 험난한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가도록 知慧를…, 항상 挑戰하고 肯定的으로 살아가도록 ‘勇氣와 힘’을 주시라고… 
2006년 10월, 여섯 째 아들 최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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