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미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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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동물보호 실태에 ‘비인간적’ 낙인 찍힌 고성
축사 한 켠에 유기견 보호소 만들어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
안락사, 마취도 없이 고통사, 사료 값 부풀려 예산 횡령도 의혹
2020년 09월 11일 (금) 10:41:28 한태웅 기자 gofnews@naver.com

언론과 행정사무감사 문제 제기에도 행정은 ‘수수방관’

축산과, 동물보호소 예산 자료 요청에 공개 꺼려 

백 군수, “원인규명 하고 책임 물을 것”

하루 빨리 유기동물 종합 대책 수립해야

 

   
▲ 동물보호소 주변에 오물들이 방치되어 있고, 악취와 질병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 축사 옆에 가건물로 열악하게 만들어 놓은 고성군 동물보호소

고성군이 A동물병원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동물보호소가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고 악질적인 것으로 드러나 고성군민뿐 아니라 전국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 시·군 동물보호소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그동안 방문했던 모든 지자체 위탁 보호소가 열악하나, 그중 경남 고성군에서 위탁 중인 곳이 최악이라는 실태를 밝히며 위탁처인 고성군청을 고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본지에서 고성군 위탁 동물보호소의 시설, 환경, 입양 등 운영이 부실하고 행정에서도 이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보도(▶관련기사 본지 2019년 1월 18일 제593호 7면)를 했음에도 수수방관한 행정은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축사 구석에 방치된 유기견들, 열악한 환경의 고성군 동물보호소
 
고성군 동물보호소는 고성읍에 위치한 A동물병원에 위탁했으며, 병원은 고성읍에 있으나 보호소는 마암면 보전2길 174-15에 위치해 있다.
동물보호소는  축사 옆 한 켠 판넬 지붕과 천막으로 덮힌 곳 아래 철장을 만들어 놓고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는데 보호라기에는 너무 열악하다.
철장은 낡았으며, 판넬과 천막으로 인해 햇빛은 잘 들어오지 않는다.
비글구조네트워크가 보호소를 방문했을 당시 견사 주위에는 가축분뇨에서 흘러나온 오물이 방치돼 있고 야외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천막으로 인해 환풍도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고 했다.
악취와 다른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온 것. 이 같이 열악한 시설과 운영은 이미 본지 보도와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
2018년 고성군 행정사무감사에서 배상길 군의원은 동물보호소 시설이 열악하고 입양을 위한 정보 표시가 안 돼 있다며, 운영이 잘 되고 있는 진주시 동물보호소를 벤치마킹하고 예산을 늘려 종합지원센터를 운영토록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실내가 아닌 외부에 시설이 있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등 보호시설 기준에도 맞지 않고 분변 처리나 청소 상태도 좋지 않은 환경에서 대다수의 유기견들이 죽음을 기다려야만 했다.
 
# 안락사는 전국 최고, 입양률은 전국 최저 수준 … 다른 동물들 보는 앞에서 안락사 진행시켜 ‘비인간적’이다 지적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의 유기동물처리실적 보고에 따르면 2019년 한해 고성군 전체 유기동물은 486두, 이중 431두가 안락사로 88.7%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반대로 입양은 30건, 6.1%로 전국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내 18개 시·군 중에서도 안락사 비율은 가장 높았으며, 입양율은 하동군 다음으로 낮았다.
고성군 동물보호소는 보호동물의 소유자가 나타날 경우 인계, 소유자를 알 수 없을 때 기증 또는 입양하며, 입양을 위해 군 홈페이지 등과 동물관리시스템에 등록한다. 
기증 또는 입양을 못한 유기동물은 안락사를 하게 되며 보호관리 기간은  14일에 불과하다.
문제는 행정이나 동물보호소에서 입양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것.
홈페이지나 동물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것 외 입양을 위한 다른 노력을 하지 않다보니 안락사는 많고 입양이 적은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안락사가 많은 것도 문제인데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비인간적’, ‘비윤리적’으로 안락사를 진행시켰다는 점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동물보호소 위탁자인 수의사는 마취도 없이 호흡마비를 유발하는 석시콜린(Succicholine, 근육이완제)만으로 고통사 해 와 반드시 마취를 실시한 후 치사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동물보호법 제22조를 위반한 비윤리적인 범법행위라 했다.
이도 모자라 고통사를 실시할 때 다른 유기견들이 보는 앞에서 생명을 무참히 죽여와 동물보호법 제8조 1항을 위반한 동물학대죄라 했다.
특히 이러한 불법적인 고통사를 지도감독을 해야 할 담당 공무원까지 비윤리적인 동물학대 현장을 함께 참관했다는 것에 놀라고 비인간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고성군은 사전에 ‘자이진 프러스(진정제)’를 투여한 뒤 ‘석시콜린’과 같은 성분인 ‘석시팜’을 투여했다고 설명했으나, 이 역시 마취제와는 다르다.
또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금지된 것이 맞다며 다른 유기견들이 보는 앞에서 안락사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했다.
동물보호소를 위탁 받은 수의사에게도 사실 확인을 위해 취재기자가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전화통화는 되지 않았고, 동물병원 문도 닫혀 있었다.
 
# 그럼에도 보조금은 전국 평균 2배, 수의사는 사료비 부풀려 착복 ‘본격 행정-사업자 콜라보 막장드라마’
 
이처럼 고성군 동물보호소 운영 실태는 형편없었지만 동물보호소에 투입되는 예산은 매년 증액돼 왔다.
고성군은 경남도 조례 기준을 적용해 ▲보호관리비 1일/1두/1만 1,500원 ▲사료비 1일/1두/4,000원 ▲포획비 1회/4만 3,100원 ▲수송비 1회/8,000원 ▲인도적 처리비 1회/2만원 ▲사체처리비 kg당 5,000원 등 올해 유기동물 관리 및 보호,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원 등에 책정된 예산만 1억 6,000만원이라 밝혔다.
이는 2018년 결산 8,200여 만원, 2019년 결산 1억 2,200여 만원보다 증액된 것으로, 군은 매년 유기동물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예산도 증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지 않은 세금이 동물보호소로 들어감에도 축산과는 관련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세부 내역을 공개하는 것을 꺼려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고성군의 유기동물 한 마리당 보조금은 30여 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전국 시·군 보호소 보조금 평균인 15만원의 2배에 달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금액이라 밝혔다.
이들은 “고성군은 전국 최악의 보호소에 전국 최고액의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대표적인 세금 낭비를 하는 지자체다”고 꼬집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유기동물 보호 명목으로 군으로부터 지급받는 사료비가 kg당 1만 2,000원의 최고급 사료로 책정돼 있으나, 현장 동물보호소에서는 kg당 1,200원 밖에 하지 않는 최하급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던 것.
또 “동물보호소 위탁 수의사는 명백히 군청과 군민을 속이고 부정적인 방법으로 예산을 착복한 파렴치한 횡령 행위다”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위탁자와 계약 해지를 하고 즉시 보호소 유기견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 보호하라는 요구를 고성군청은 거절했다. 전국 시보호소 실태조사를 하고 우리의 시정조치를 거부한 곳은 고성군청이 유일하다”고도 밝혔다.
이에 일부 군민들 또한 “그 예산을 전부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길래 동물보호소 운영은 저 모양인가”며 “그동안의 예산 이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성군은 과지급된 보조금을 환수하고 위탁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 밝혔지만, 그동안 투입된 예산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는다면 행정과 위탁업자를 향한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SNS 통해 전국에 퍼져 민심 분노 … 수의사·담당 공무원 고발 조치, TV 뉴스·프로그램 제보 들어가 
 
이 같은 고성군 동물보호소의 실태를 알리고자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자신들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에 게재했고 이는 급속도로 확산돼 고성군 공식밴드와 지역 카페 등에까지 알려지게 됐다.
게재 하루 만에 페이스북 게시글 공유는 160건을 넘겼고, 인스타그램 게시글에는 공감하는 좋아요가 2,000개, 댓글은 200개가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고성군 동물보호소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고성군청 축산과와 위탁 동물병원, 군수실까지 전국 각지에서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심지어 보호소가 정상화 될 때까지 안락사 중단을 요청했으나, 행정과 동물보호소는 보호 개체수의 포화상태를 이유로 들며 16마리의 유기견 안락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해당 수의사와 담당 공무원들을 동물보호법 위반, 횡령 등으로 사법 고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남도청에 시정명령을 요청한 상태다.
고성군의 동물보호 실태를 바로 잡고자 다수의 동물보호 활동가와 사람들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고 각종 언론 매체에 제보를 하고 있으며, 유명 TV 프로그램인 동물농장, 제보자들 등에도 제보가 들어갔다.
이번 동물보호소 사태로 인해 고성군은 전국에 ‘비인간적’, ‘비윤리적’인 곳으로 낙인 찍히며 이미지 실추와 전국 망신살을 겪게 됐다.
백두현 군수는 지난 7일 동물보호센터 현장을 확인하고 이튿날 관련부서 회의를 개최해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원인규명을 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 했다.
이에 일부 군민과 누리꾼들은 “해당 수의사는 계약 해지만 하고 담당 공무원들은 다른 곳으로 발령 내면 끝 아니냐. 책임은 누가 질거냐”,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등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도 있다.
고성군이 관련자들에게 얼마나 강한 조치를 취하고 동물보호 실태를 바꾸어 나갈지 군민들이 계속해서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유기견 증가’가 근본적 문제 … 군민 의식수준 높이고 동물보호 봉사자와 협력 관계 구축해야 

 

동물보호소의 부실한 운영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관내 유기동물 개체수의 증가다.
2016년 140마리, 2017년 228마리, 2018년 342마리, 2019년 486마리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타 지역에서 방문한 사람들이 고성의 한적한 공터나 도로변에 유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유기동물이 증가함에 따라 어느 동물보호소나 할 것 없이 이 많은 개체수를 제대로 보호하기란 역부족인 현상이다.
그나마 운영이 잘 되고 있다는 동물보호소는 많은 봉사자들이 보호를 돕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봉사자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개인의 시간과 돈까지 들여 가며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동물을 위해 헌신한다.
백두현 군수가 이번을 계기로 전국 최고의 동물보호센터를 직영으로 관리할 뜻을 밝혔는데, 이는 단순히 동물보호센터 시설만 잘 갖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보호 봉사자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제대로 보호하고 입양률도 높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가능하다.
또 행정에서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군민들의 의식수준은 높이고, 군민 봉사자를 양성해야만이 유기동물 및 동물보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1,500만 시대, ‘펫 친화도시’ 고성 만들기에 본격 착수한다는 고성군만의 차별화 된 유기동물 종합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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