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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父 와 이발사 1
- 구만면 최시혁
2020년 07월 24일 (금) 11:38:32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따스한 가을 햇살이 밤나무 잎 사이로 내리는 오후에… 
老父에게 앞치마를 입혔다. 
수건을 목에 두르고 가위질이 시작된다. 
덤 성 덤 성, 흰 머리가 세월을 알 것 같기도. 
처음해 보는 이발이지만, 밤나무 아래서 이발사의 자세와 손놀림은 
제법 自然스럽다. 
 
초보 이발사에게 머리를 맡긴 老父의 표정은, 마냥 편하기만 하다. 
가위질을 자세를 갖추어 몇 번 하다 보니,  老父의 머리는 읍내 이용원 수준이다. 
수건으로 머리를 턴다. 
老父는 머리카락 수와 나이가 같은가 ?? 
이발을 하고 나니 몇 개 안 보인다. 
 
일회용 면도기로 면도를 시작한다. 
머리카락 수 보다 아마 수염 숫자가 더 많아 보인다. 
면도한 지 두어 달 쯤 됐는지 면도기가 수염을 깎는게 아니라, 잡아 뜯는다. 
老父는  그때서야 아 ~ 야 ! ! !  
이발사는 다시 해보려 하지만, 사태가 무리인 것 같아 가위로 면도를 하기 
시작했다. 
가위가 의외로 진도가 잘 나간다 싶다. 
가위로 멋진 면도를… …  
 
老父의 흠뻑 패인 볼, 
나이 만 큼이나 많은 주름. 
왕초보 이발사가 머리는 자세를 잡아 제법 깎았는데, 면도는 앉았다, 섰다, 
구부렸다, 몇 번을 해봐도 진척이 없고 허리도 아프다. 
그래도 老父의 표정은 변함이 없다. 
고개를 들고 가을 햇살에 발그레하게 물든 얼굴은,
매미의 울음소리도,  
가을 추수도 잊고, 
세상사 다 잊은...  
그 편안함, 안락함… 
 
自然이었다. 
아름다움이었다. 
 
이발사는 한동안 생각 없이 老父의 그 모습에 빠져 흐뭇한 표정을 짓다가, 
가위질에 속도를 붙혔다. 
老父의 깊게 패인 볼에 가위가 머무를 즈음,  
老父의 볼 점을 가위가 건드리자, 다시 한 번 아~야~~~ 하고 소리를 지른다. 
순간, 아이 ~구,
이발사가 실수를 했구나 싶어, 침을 손가락에 묻혀, 빼꼼이 나온 
피 자국 위에 침을 바르고는 ,,
 
좀, 아 품니 꺼 ?? 
됐~심더 !
괜찮을 낌 니더… 
老父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조금 전 표정으로 이발사에게 나머지 면도를  
맡겼다. 
 
면도는 그렇게 해서 끝났다. 
언자 다~ 됐심니더, 이발사가 던졌다. 
아따~ 오래 걸리 네 !, 손으로 머리와 얼굴을 쓰다듬고는, 
 
엉~가이도 칼 컬키(깨끗하게) 핸 네. 
욕~ 반 네, 답하신다. 
 
그것으로 이발사와 老父의 밤나무 아래서  첫 對話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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