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고성군의회 후반기 원 구성이 진통 끝에 마무리됐다. 

의장에 박용삼, 부의장 천재기, 의회운영위원장 우정욱, 기획행정위원장 김향숙, 산업경제위원장 이쌍자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통합당과 민주당, 무소속 의원이 연대한 쪽은 의장 및 부의장을, 통합당 의원 쪽은 3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당초 통합, 민주, 무소속 의원이 연대(박용삼. 이쌍자. 천재기. 배상길. 하창현. 김원순)한 쪽이 수적 우세(6표)를 앞세워 상임위원장 모두 꿰찰 것이라 전망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반대쪽 의원(최을석, 이용재. 정영환. 우정욱. 김향숙)들이 싹쓸이 했다.

 

실제 지난 2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열린 고성군의회 제25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통합당 4명 의원들은 취재기자들에게 상임위원장 모두 연대한 의원들에게 정해졌다고 했다.

 

이름과 구체적인 상임위까지 거론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는 상임위 구성 합의가 되지 않아 상임위원장 선출을 하지 못한 채 곧바로 산회 했다.

 

일부 지역 언론에서 이들이 지목하는 사람이 상임위원장에 선출되었다 보도 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그런데 하루 뒤인 지난 3일 긴급하게 열린 본회의에서 예상을 뒤 업는 결과가 나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연대한 쪽은 한 곳의 상임위원장도 차지하지 못하고 모두 통합당 의원 쪽이 거머쥐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번에는 통합당과 무소속 의원이 연대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정치는 당리당략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제의 적도 오늘은 아군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의장과 부의장을 만들어낸 통합당, 민주당, 무소속이 연대한 6명 중 1명이 이번에는 상대 쪽으로 갈아타 이런 결과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어제의 아군이 오늘은 적군으로, 어제의 적이 오늘은 아군이 된 셈이다.

 

의회 내부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이쌍자 의원이 통합당 의원 5명과 손을 잡고 자신은 산업경제위원장 자리를 얻었다 보고 있다. 

 

이 의원은 앞서 열린 의장 및 부의장 선거에서는 연대한 편에 서 최을석 의원의 의장 진입을 적극 반대한 인물 중 한명에 속한다. 이 같은 소식이 사실이라면 이 의원은 의장 및 부의장 탄생에 일조하고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말을 갈아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놓고 지역정가에서는 이쌍자 의원 행보에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소속 의원의 한계를 여·야 경쟁구도에서 적절하게 이용하여 자신의 실익을 챙겼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신의도 소신도 없는 정치행보를 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의원들마저 버린 결과여서 민주당과 영원한 결별을 택했다는 분석과 함께 통합당 입당 설마저 제기되고 있다.

 

결국 고성군의회는 박용삼 의장을 지지하는 5명의 의원과, 최을석 의원 의장 만들기에 뭉친 통합당 의원 5명에 무소속 이쌍자 의원까지 더해 5대6 구도가 됐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번 후반기 원구성에 있어 최후 승자는 이쌍자 의원이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고성군의회 유일한 무소속 재선의원이다. 재선 의원으로 상반기 의장과 부의장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무소속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심지어 상임위원장 까지도 초선 의원들에게 밀려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원 구성 역시 의회 내 절대 다수인 통합당 의원들 간 교통정리가 되었다면 이 의원의 상임위원장 차지는 불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통합당 내 분열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목적 두 가지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첫째는 최을석 의원의 의장 도전 저지, 이 의원은 최 의원 의장 재직 시 성추행 사건이 제기되자 최 의원의 의장직과 의원직 사퇴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런 악연 때문으로 이번 의장 선거 역시 최 의원 반대편인 박용삼 의장 만들기에 적극 나서 성공했다. 

 

두 번째는 자신이 원했던 산업경제위원장을 거머쥔 것이다. 이 의원이 박용삼 의장 쪽에 그대로 있었다면 산업건설위원장은 다른 사람 몫 이였다는 것이 의회 내부 전언이다.

 

결국 의장은 뜻대로 되었으니, 자신이 원하던 상임위원장 자리를 얻기 위해 어제의 아군을 버리고 새로운 둥지를 택해 성공했다. 이 의원이 고성군의회 후반기 원구성의 최후 승자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가지 아니러니 한 것은 최을석 의원이다. 최 의원은 자신의 의장 도전에 적극 반대한 이쌍자 의원에게 상임위원장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돼 의구심을 낳고 있다.

 

어찌되었건 고성군의회 후반기 원구성은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이 서로 대립하는 쪽에 나눠졌다.

 

적절하게 편성되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미 의장단 선거에서 초래한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험난한 의회 운영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