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앞두고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2차 공천발표를 앞둔 지난 5일 각 언론은 헤드라인을 ‘피의 월요일’ ‘대학살’이라는 말들로 장식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 당 전략 지역 일부를 포함한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부터였다.
 공천작업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공천 보복, 밀실 결정, 공천(公薦) 아닌 사천(私薦)이라는 등  불만과 반발이 도처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이러한 파장의 여파인지 최근 새누리당이 발표한 통영 고성지역의 공천 또한 경선으로 결정됨에 따라 예비후보자 3명이 동시에 기자회견을 가지는 촌극을 빚었다.
 이번 ‘새누리당’ 공심위의 결정이 그리 탐탁지 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경선방식 또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내 투표인단을 구성해 오는 18일 통영시 실내체육관에서 선거로 치를 것으로 합의 결정됐다고 한다.
 게다가 투표인단을 구성해 발표 까지 한다고 하니 이 아니 위험천만한 발상인지 모른다. 이렇게 까지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감히 되묻고 싶다.

 더 큰 문제는 고성지역 투표인단이 통영까지 가서 투표해야 된다고 하니 과연 제대로 실시될지 투표율이 제대로 오를지도 조차 의문이 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또한 시간·경제적인 낭비는 물론 자칫 금권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채택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어 이번 경선이 그리 원만히 진행되질 않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물론 타 지역에선 여론조사로 실시하는 곳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항간에선 새누리당이 4년 전 친이계에 공천 학살을 당했던 친박계가 철저히 보복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민주당에서도 김대중(DJ)계 인사들이 노무현계에 밀려났다고 아우성인 것만은 사실이다.
 엊그제 관훈토론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공천위가 엄격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심사를 하고 있다"며 "친이ㆍ친박 개념은 아주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지만 후유증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본다.

 실제 지금까지 새누리당 공천 확정자 면면을 살펴보면 탈락자들 반발이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새누리당에서는 MB 핵심 측근인 이재오계 중에서 이재오만 빼고 모두 도려낸 결과로 드러났고, 민주당 또한 ’정체성’이라는 모호한 기준아래 합리적 온건파 인사를 대거 밀어낸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언급했다시피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계파 안배를 잘했느냐가 아니라 분명한 공천 원칙을 갖고 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원칙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적용됐다면 탈락자들로서도 반발할 명분이 없다고 본다.
 따라서 여야 모두 소모적인 공천 후유증을 줄일 대안을 내놔야 한다.
 가령 공천 결과에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당사자에겐 개별적으로라도 심사 내용을 설명하고 왜 탈락했는지를 알려주는 게 옳다고 본다.
 공천심사 때마다 그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니 매번 잡음이 계속되는 것 아닌가 싶다.
 또 현실적으로 기득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역 의원을 원칙에 따라 탈락시켰으면 누가 보더라도 그보다 나은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여야 모두 인재 영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참신한 인재를 몇이나 데려왔는지 제시해 보라.
 식상한 얼굴들을 돌려막기 식으로 앉혀 놓고 파벌싸움은 안 된다고 해봐야 당내 갈등이 가라앉을 리 만무하다.
 국민 관점에서 본다면 공천은 일꾼을 뽑는 일일 뿐 또 다른 계파정치의 시작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바람은 여야 공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천이 개운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남은 공천이라도 깔끔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여야 모두 이번 공천을 통해 좋은 정치적 전통을 남길 수 있도록 최대한 성의를 보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