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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백의종군 독백
정해룡 시인의 칼럼 '돈자모티'(돌아 앉은 모퉁이)
2011년 04월 29일 (금) 16:43:12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오늘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일이다.

이 날이 되면 필자는 이순신 장군이 모함을 받아 옥에 갇히고 백의종군을 거쳐 재임명 되면서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를 늘 생각해 본다.

1597년 2월 6일 선조는 이순신을 잡아 감옥에 가두었다가 정탁의 상소로 그 해 4월 1일 풀어준다. 이순신이 옥문을 나와 권율의 휘하로 들어가 백의종군한다.

이 기간 중에 어머님 돌아가시고 원균의 수군도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하여 이순신이 심혈로 기울여 재건한 수군이 거의 괴멸하자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한다.

이 때까지 이순신의 심중을 기록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본인의 난중일기에도 없다. 아래 글은 이순신도 인간인 이상, 그런 시대의 상황에서는 이러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필자가 이순신의 입장이었다면 이런 독백을 했을 것이란 단순한 느낌이다.

『 옥문을 나서는 이내 심정 피를 토하는 듯 시리고 아프다. 이까짓 육신의 고통쯤이야 참고 참으면 되지마는 도대체 내가 지은 죄가 무엇이더란 말인가. 임금을 업신여기고 적을 놓아 주어 나라를 져버리고 남의 공을 가로챘다는 죄명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구나.
강을 건널 때는 말(馬)을 바꾸지 않고 전쟁 중에는 장수를 갈지 않음은 병법의 기본이거늘, 선조 임금이시여! 옥포, 당포, 당항포 해전의 승리가 신의 죄이옵니까? 서해로 진격하려는 일본의 수군을 맞아 한산도 앞바다에서 학익진을 펼쳐 59척의 배와 만 명의 적을 수장시켜 적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을 꺾은 한산대첩의 승리가 소신의 죄이옵니까? 전투에 임하여 호랑이가 혼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토끼 한 마리를 잡듯 최선의 작전과 지휘로 연전연승한 것이 소신의 죄이더란 말입니까?
임금이시여! 소신에게 씌여진 죄명은 천부당만부당하나이다.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쳐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신의 충정을 몰라주시니 참으로 분하고 원통하나이다. 신은 일찍이 병조판서 김귀영이 첩의 딸을 소실로 주어 사위로 삼고자 했으나 신은 권세 있는 집안에 의탁하여 승진을 탐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봐 물리쳤으며 이조판서 이이가 유성룡을 통해 한번 만나자고 할 때도 같은 문중이라 남의 이목이 두려워 만나지도 않았으며 상사인 병조정랑 서익의 청탁을 물리쳐 훗날 불이익을 받았고 발포 만호 때 직속상관인 전라좌수사 성박이 거문고를 만들려고 사람을 보내 객사 오동나무를 베어가려고 할 때도 정중히 거절했사옵니다.
이것은 오직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함은 물론 직을 이용하여 사사로이 이득을 취하지 않고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고 임금께 충성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옵니다. 신의 이러한 충정을 몰라주시고 임금을 업신여겨 적을 놓아 주어 나라를 져버리고 남의 공을 가로챘다는 죄명은 부디 거두어 주옵소서! 통촉하소서!
옥문을 나서 이 길로 곧장 남으로 내려가는 길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니! 하늘 아래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나와 같은 사정은 고금을 통해 다시는 없을 것이니 어머님 초상도 치러지 못하는 죄인의 몸으로 떠나가는 이 신세,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 듯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구나.
어찌 할꼬, 어찌 할꼬, 천지간에 나와 같이 슬프고 분한 일이 또 어디 있을꼬!
아, 이 몸을 차라리 거두어 가다오! 어서 죽는 것만 같지 못하구나!
임금께 충성을 하고 싶어도 나라에서 내치고 어머님께 효를 다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하는 이 몸, 때를 잘못 만난 것을 한탄할 뿐이다.
애지중지 아끼고 사랑하는 나의 수군들이여! 내가 군율을 엄하게 다스려 배와 병기를 만들고 자나 깨나 너희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킨 것은 불원간에 왜적이 쳐들어 올 것을 사전에 알았기 때문이었다. 너희들이 내 명령에 잘 따라주었기에 왜적과 싸워 연전연승 하였고 적들은 감히 서해 바다를 넘보지 못했다. 이제 너희들 곁을 떠나 백의종군하는 나는 시국의 그릇됨을 분하게 여기며 다만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지금의 내 심사, 예리한 칼에 베이듯 쓰리고 아프다.
원균의 성품이 흉폭스럽고 잔인하고 술과 계집에 빠져 일신의 영달만을 꾀했지 아랫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함을 내 일찍 알았기에 너희들을 원균에게 맡김은 꼭 호랑이 곁에 송아지를 매어둔 것처럼 웬지 불안하고 초조하구나.
왜적이 두려워 한 것은 오직 나 한사람밖에 없는데 음흉한 원균의 무고한 행동에 임금이 굽어 살피지 못하여 결국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했으니 장차 이일을 어찌하나, 이일을 어찌하나.
임금이 신에게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천지신명이 아직 이 나라를 버리지 아님이다. 내 한목숨 바쳐 반드시 이 나라를 지키고 철천지 원수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씨를 말리리라!
임금이시여! 보잘 것 없는 신에게는 아직 전선이 12척이나 있습니다. 전선의 수가 비록 적기는 하나 신이 죽지 않는 한, 왜적은 감히 우리 수군을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왜적이 감히 전라도, 충청도로 바로 진격하지 못함은 우리 수군이 목숨을 내어 놓고 바닷목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죽으려 하면 곧 살고 살려고 하면 곧 죽습니다. 신은 이제 이 한 몸 바쳐 나라를 구하고자 합니다.
하늘이여!
땅이여!
천지신명이여!
마지막 가는 이 길에 소신과 우리 수군을 굽어 보살피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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