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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정신의 방향 ②
2020년 03월 27일 (금) 13:37:02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안향<安珦>(1243~1316)은 “자식으로서는 효도해야한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화랑도 세속오계의 사친이효<事親以孝>와 같은 뜻이다.
그러나 세속오계에서는 궁왕에 대한 충선인 사군이충<事君以忠>을 제일 앞에 두었지만 안향은 효를 충보다 앞에 둠으로써 국가와 사회질서를 바로 잡는 데는 부모에 대한 효가 근본이 됨을 강조하였다.

조전시대에는 왕실에서 삼강행실도나 오륜행실도 등을 편찬하여 효를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교육하였다.
조선중기에 이르러 퇴계이황은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 자<慈>이고 자녀가 부모를 잘 받드는 것은 효이다. 효자의 도리는 천성에서 나오는 것으로 모든 선의 으뜸이 된다”라고 하여 효자<孝慈>라는 도덕규범의 보편적 성격을 강조하였다.

율곡이이도 격몽요걸의 첫머리에서 오륜을 설명하면서 부모의 자애로움<父慈>과 자식의 효성<子孝>를 제일 앞에 두었다.
그러나 이이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수신과 효행에 구체적 조건이 따르고 아비의 자애보다는 자식의 효도가 더 중시되기도 하였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효는 여전히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효는 한국인에게 있어서 가족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가치관으로 그동안 자리매김 해왔으며,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놀드 조셉 토인비에 의해 미래 인류에게 기여할 가치 있는 덕목으로 인정받기도 하였다.
이에 1998년에는 효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지적 공동체인 한국효학회가 설립되어 효에 대한 학문적 체계화를 통해 남녀노소 한국인과 세계인 누구나 쉽게 접하고 실천할 수 있는 효를 제시하고 건강한 가족과 건전한 사회의 국민을 위한 기본적 가치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경북 영주와 대전 등 광역자치 단체에서는 효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신문화자산으로 삼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효문화진흥원을 설립 중에 있으며, 효 문화를 테마로 한 축제를 기획하여 추진하고 있는 자치단체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효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될 수 있겠지만 우리 선조들이 어릴 때 인성교육의 지침으로 삼은 사자소학에 이미 그 핵심적인 내용이 잘 요약되어 있다.
사자소학에서는 맹자의 말을 인용하여 효를 양지<養地>의 효와 양체<養體>의 효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양지의 효란 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려 봉양하는 것을 말하고 양체의 효란 부모의 몸을 물질적으로 잘 봉양하는 것을 말한다.
고대의 유교적인 효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물론이고 돌아가신 후에도 유교적 예법에 맞게 잘 모시는 것을 효의 기본으로 삼고 삼년상이나 제사의식을 중시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전통적인 대가족제도가 해체되고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의 종교적 신앙에 매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사후의 예는 각 종교의 예법에 따르도록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지금은 각 종교 계파를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는 현대인의 효실천 매뉴얼을 제작하여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충<忠>은 조선조 때에는 군주<君主>와 국가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이 충이 되는 것이며 현대의 충은 개인윤리에서 출발하여 사회와 국가의 영역으로 통하여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노력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충은 경<敬>이며, ‘마음을 다하는 것을 충이라 한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마음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정직한 것, 자신을 믿는 것, 사사로움이 없는 것 등이라 하는 뜻이며 ‘윗사람은 능히 밝아야 하고 아랫사람은 능히 충을 다한다’라고 하였고 또 춘추라는 책에서는 ‘윗사람이 백성을 이롭게 할 방도를 생각하는 것이 충이다’라고 하였다.

충은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자기의 직분에 맞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에 요구되는 충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정리하면 그것은 민주시민으로서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자기의 직분에 맞게 맡은 일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충은 자신과 타인, 사회국가에 대한 충으로 확대하여 설명할 수 있지만 안향은 “신하로서는 충을 해야 한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조선조에 신하된 자들로 위해 제시한 실천윤리로 보아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를 현대적으로 설명한다면 충은 충심, 충실, 충직이라는 뜻에 가깝다.

이것은 정부조직에 종사하는 공직자로부터 공기업 및 사기업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에 이르는 정치인, 공무원, 교직자, 언론인, 직장인 등을 위한 직업윤리라 정리해도 크게 빗나가지 않을 것이다.
학문이 뛰어나고 행적이 출중하여도 인간의 막중한 덕목인 효와 충을 겸하지 않으면 선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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