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마암면의 마을은 100년, 500년 수령의 두 그루 은행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이 마을을 품는 주민과 장애인들의 안식처, 신리마을이다.

신리와 신지 2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진 신리마을은 본래 어은동이라 불렸던 곳이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고기가 숨은 마을이란 뜻으로 어은동이라는 명칭은 주로 강이나 개울 근처에 붙은 지명이라 한다.

이름과 같이 마을의 깊은 곳에는 2개의 큰 못, 신리소류지와 어은곡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지방도를 벗어나 신리마을로 들어서면 새롭게 단장한 마을 회관 옆에는 멀리서도 눈에 띄어 마을의 상징물 역할을 하고 있는 은행나무가 있어 마을 안으로 들어서는 관문을 지키고 있다.

100년 수령의 이 은행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사진)와 함께 각기 마을 양쪽을 담당하는데, 마을 안쪽에 위치한 이 500년 은행나무는 마을의 오래된 보물이다.

오랜 세월을 견딘 만큼 높이 30m, 둘레 5m 이상의 거목으로 한번 베고 그 뿌리에 다시 자라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당시 이 나무는 무척이나 무성하여 신리마을의 뒷산에 닿을 정도였으나 임진왜란 때 수군 통제부에서 세병관을 짓기 위해 베어간 후 그 뿌리에서 다시 움이 돋아나 지금에 이르렀으며, 지상 약 1.8m 높이에서 2개의 똑같은 가지로 자라 지금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는 신리마을을 뒤로하고 지방도 반대편으로 천사의 집이라 가리키 는 표지판을 따라 한참을 달리면 잔잔한 물결이 부딪히는 동화 같은 풍경의 어은곡저수지(신지저수지)가 펼쳐진다.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워 마암의 많은 못 중 아름다움으로 손꼽는 이곳을 지나면 산자락 아래 정삼각형과 원통형의 독특한 형태를 갖춘 성당, 천사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천사의 집은 1981년 천주교 마산교구 김석좌 신부에 의해 ‘예수의 작은 마을’이라는 결핵환자 자활촌으로 시작됐고 1987년에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인 ‘천사의 집’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한편 건축물 안에 종교적 상징성을 넣고, 적은 건축 면적 안에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원통형과 정삼각형의 형태로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성당은 세 면의 벽체가 꼭대기에서 하나로 모이는데, 꼭대기에 천창을 둬 하늘의 빛이 성당 내부를 비추게 했다.

이러한 건축형태로 인해 내부로 들어서니 천창에서 내려온 빛이 머리 위로 쏟아져 부드러운 손길이 머리를 쓰다듬는 듯한 감동을 준다.
일상의 소소한 힐링이 되어주는 마암면 신리마을로 떠나 조용한 하루를 즐겨보면 어떨까.
/자료제공 마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