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나 글이 목적과 줄거리가 뚜렷하지 못해 무엇을 나타내려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요령부득이란 말을 쓴다. 요령은 요긴한 줄거리란 정도의 뜻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옛날에는 이 요령부득이 두 가지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었다. 하나는 요령의 요(要)가 허리의 요(腰)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인데 이때의 요령부족은 제 명에 죽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죄인을 사형에 처할 때 무거운 죄는 허리를 베고 가벼운 죄는 목을 베게 되어 있었다. 요는 허리를 말하고 영은 목을 뜻한다. 그러므로 요령부득은 허리와 목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쓰는 요령이란 말은 옷의 허리띠와 깃을 말한다. 옷을 들 때는 반드시 허리띠 있는 곳과 깃을 있는 곳을 들어야만 옷을 얌전히 제대로 들 수 있다. 여기에서 허리띠와 깃이 요긴한 곳을 가리키는 말로 변하게 되었다.

 요령이 좋지 못하다든가 요령을 모른다든가 하는 뜻의 요령부득이란 말이 처음 나온 곳은 사기 대원전(大宛傳)이다.
 한무제(漢武帝)는 흉노를 치기 위해 장건(張騫)을 대월지국(大月氏國)으로 보낸 일이 있다. 그러나 대월지국은 흉노땅을 거쳐야만 갈 수 있기 때문에 장건은 백여명의 수행원을 인솔하여 흉노땅을 지나다가 수행원과 함께 흉노의 포로가 되었다.
 여기서 10년간 포로로써 억류생활을 하며 흉노의 여인을 아내로 얻어 자식까지 낳게 된다. 그러나 장건은 흉노가 안심하고 있는 기회를 틈타 대월국(大月國)으로 가게 된다. 대월지국은 한나라와 무역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건을 대월지국까지 안내자 100명을 딸려 보내게 되었다.
 그 때 대월지국 왕이 흉노의 칼에 의해 죽었기 때문에 대자라는 사람이 왕으로 선출되었다. 선출된 왕은 대하국(大夏國)을 정복하여 그곳에 살고 있었는데 땅도 비옥하고 이민족의 침략도 적은 곳이었기 때문에 편안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흉노에 대한 복수심도 점점 식어지고 한나라와는 거리가 먼 관계로 새삼 친교를 맺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장건은 월지에서 대하까지 가긴 했으나 끝내 월지왕의 참뜻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1년 남짓 있다가 돌아오고 말았다.(건종월지지대하 경불능득월지 유세여환 : 騫從月氏至大夏 竟不能得月氏 留歲餘還)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다시 흉노에게 붙들려 1년 남짓 억류되어 있다가 때마침 흉노의 왕이 죽고 왕족끼리 권력다툼을 하는 혼란한 시기를 틈타 탈출에 성공해 무사히 조국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한나라 수도 장안을 떠난 13년만에 겨우 흉노에서 장가든 아내와 안내역으로 같이 갔던 감부(甘父)와 셋이서 돌아왔다.
 그러나 요령을 얻지 못하고 돌아온 장건은 서역 문명의 소개자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