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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
2019년 11월 15일 (금) 11:13:29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강홍우(전 초등학교 장)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논어(論語)의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로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 중용(中庸)의 중요함을 가르친 것인데, 치우치지 않는 것을 중(中)이라 하고 바뀌지 않는 것을 용(庸)이라고 한다. 중은 천하의 정도(正道)이고 용은 천하의 정해진 이치이다.

세상에는 넘침이 모자람만 못한 경우가 많다. 인간의 삶에 있어 자연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이에 준한다. 예컨대 생육에 꼭 필요한 물을 보더라도 지나치게 많으면 홍수를 일으키게 된다. 어디 이뿐이랴 햇볕도 마찬가지이다. 하루 동안 적당한 햇볕을 쬐어야지만 너무 과하면 피부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매일 거르지 않고 식사를 하고 있으나. 이 음식물 또한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고 건강을 해친다. 요즘에는 각종 건강식품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떤 질병에 대한 약도 여러 종류여서 어느 환자는 법보다도 더 많은 약을 복용할 경도이다. 그런다고 과연 그 환자의 병이 고쳐지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하다. 몸은 일정한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신체의 어떤 기관이 지나치게 강건해도 인체 균형이 깨어지고 올바르게 건강을 유지할 수가 없다.

나이를 먹고 보면 사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 조그만 통증이 오면 젊을 때 생각으로 그 병을 완전히 고쳐서 살겠거니 하지만 언어도단이다. 아무리 강한 쇠붙이인들 70~80년을 사용했다면 마모되어 부속을 갈아 끼우거나 고쳐 쓰게 된다. 설사 제격인 부품을 갈아 끼웠다고 한들 신품만 하겠는가? 그런데 그런 이치는 깨닫지 못하고 용하다는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다니며 완치를 해 보겠다고 설치는 노인들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 물론 어떤 질병으로 수술이나 치료를 해야 할 경우야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나는 농업 인이 아니다. 반평생을 교직에서 머물었다가 정년퇴직을 하고 유산으로 물려받은 농토 일부를 경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어렵잖게 농사를 지어왔으나, 올해에는 문제가 발생했다. 아내가 비닐하우스 안에  200포기의 고추 모종을 사다가 심었더니 처음에는 제대로 잘 자랐다. 그러다가 여름이 시작되고 풋고추를 따먹을 즈음에 그만 시름시름 고춧대가 말라지기 시작했다. 아내는 농약 방에 가서 약을 알아봤으나 마땅한 약이 없단다. 결국 말라진 고춧대를 하나 둘 뽑아내야만 했다. 이런 상태를 이웃에게 이야기 했더니 석회를 많이 뿌려서 그런가 보다고 했다. 사실 여부는 정확한 토질 검사를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대체로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석회도 많이 뿌리면 작물에 좋겠거니 하고 좀 많이 뿌린 셈이었다.

전 법무부장관인 조국 사태를 살펴보자. 조국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지 한 달여 만에 사퇴했지만, 조국사태로 빚어진 국론분열은 그칠 줄을 모른다. 전에는 주말 마다 조국사퇴와 검찰개혁으로 내닫더니, 이제는 정부규탄으로 바뀌고 있다. 만약에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 나서지 않았다면 참으로 성공적인 생애를 누렸을 것이다. 본인은 서울대학교 법대 교수이며, 부인 또한 동양대학교 교수이고 자녀들도 승승장구했을 것이다. 자녀의 지나친 거짓스펙으로 대학에 부정 입학을 하였지만 장관 임명을 고수하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것이 덮어져 부귀영화를 누렸을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장관이라는 자리 때문에 폐가망신을 하게 되었다. 이것 또한 과유불급이 아니겠는가? 조국 사태로 민주당에서는 “부끄러워서 국회의원 못 하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조국을 발 벗고 옹호했던 인사들도 수치를 당하게 되었다. 특히 문재인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이랍시고 ‘의혹만으로는 안 된다’며 덜컥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해 임기 후반기의 정치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롯데 경영 비리 사건으로 무려 97세나 된 신격호 명예회장이 실형 3년의 선고를 받았다. 검찰은 고령에다 건강상 이유로 형 집행 정지를 결정했다지만, 그의 명예는 실추 될 수밖에 없다. 맨손으로 일본에 건너가 온갖 고생을 하며 롯데그룹을 일으켜 상업 기술의 신화를 남긴 인물이지만, 임종 직전에 이런 수모를 당한 것 역시 ‘과유불급’에 이른 결과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우방국이라 하여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방이며 한국전쟁 그리고 시시 때때로 침략하는 북한에 쐐기를 박은 것도 미국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군이 우리 땅에서 철수할까 봐 국민들은 불안하다. 이것 역시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응석받이 밖에 안 된다. 그런가 하면 지금 문재인 정권은 북한 김정은을 과잉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리나라를 위협하기 위한 무기개발이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 또한 과잉 신뢰가 아니겠는가?

문재인대통령이 임기 5년의 반을 넘어섰다. 그동안 정치를 열심히 한다고는 했으나, 돌이켜 보면 그다지 내세울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경제면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겠다며 여러 가지 정책을 폈으나 국민 살림은 쪼들리고  북한 비핵화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겠다는 꿈도 북한의 제동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적폐청산이랍시고 전 정권을 모두 적폐로 매도하고 역사를 부정하며, 소득주도성장, 평화프로세스 등 너무 과도하게 서두르다 보니 곳곳에 복병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여당에서는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위한 소중한 시간 이었다.’고 평가하지만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2년 반은 대한민국 기적의 70년을 허문 낙제점’이라며 혹평을 하고 있다. 지나친 칭송이나 혹평 역시 과유불급이 아니겠는가?

이 세상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마는 지나친 욕심 즉 과욕(過慾)은 화(禍)를 자초하게 된다. 조국사태로 빚어진 국론분열은 어떻게 해결될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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