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한다는 것이 유능제강(柔能制剛)이다.
 이 말은 황석공소서(黃石公素書)라는 병서(兵書)에 나온다.
 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이기고 약한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긴다(유능승강 약능승강:柔能勝剛 弱能勝强)고 한 말에서 나온 말이다. 이 두 말을 합친 말로 노자 삼육(三六)장에는 이미 부드럽고 약한 것이 능히 단단하고 억센 것을 이긴다(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고 나와 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은 얼핏 보기에 맞지 않는 말 같지만 큰 안목과 먼 훗날을 볼 때 강한 것은 역시 부드러운 것에 의해서만 제압될 수 있는 것이다.
 남자의 거친 성질을 꺾을 수 있는 것은 여자의 부드러운 사랑뿐이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방법은 무서운 호랑이보다도 달콤한 곶감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간의 억센 감정을 억센 것으로 누른다는 것은 일시적이요, 표면적인 것일 뿐 영구적이고 근본적인 것은 못된다.

 손으로 비비면 깨지고 마는 한 알의 씨앗이 무거운 바위와 단단한 땅을 뚫고 싹을 내밀지 않는가. 정치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강하고 무서운 독재의 법으로 백성을 탄압한다고 사람들이 순종하는 것이 아니다. 강철은 강한 철로 만든 줄로는 갈아지지 않지만 유연하고 말랑말랑한 숫돌에는 잘 갈아진다. 가위는 한쪽쇠가 물러야만 잘 드는 법이다. 무른 것을 끊을 수 있는 것은 강한 것이지만 강한 것의 강폭함을 막는 것도 무른 것이다. 단단한 송판을 뚫고 나가는 총알이 물렁한 솜 이불이나 짚둥치는 뚫지 못한다.
 정쟁에 외교가 필요한 것도 또한 매수니 미인계니 하는 것도 다 유능한 재강, 유연한 언어의 원리에서 나온 행동의 일면이라고 볼 수 있다.
 입은 화근의 문이요, 말은 사람을 죽이는 칼날이다. 그러므로 입을 굳게 닫고 혀를 깊히 감추면 가는 곳마다 편안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