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암면에는 옛날 나루터가 있었던 곳이자 지금도 만조 때면 바닷물이 강을 따라 마을 어귀까지 들어오는, 바다와 인접했던 세 마을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전설에 따르면 자식이 없던 착한 노부부가 그물에 걸린 잉어를 구해주었는데 이 잉어가 바로 용왕의 아들이었고, 자식을 바라던 노부부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어 그들에게 세 아들을 보내주었다고 한다,

이 아들들이 장성해서 다스렸다고 전해지는 평화로운 세 마을이 바로 마암면의 원진, 군진, 법진 마을이었다고 한다.

오늘 소개할 마암면 마을은 마암면의 원진, 군진(현재는 원진에 편입)과 더불어 삼진 중의 하나로 법수동이라고도 불리는 법진마을이다.

30가구 안팎의 작은 마을인 법진마을이 법수동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마을 주민 전체가 법을 수호하며 준법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마을임과 더불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법진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마을은 봄같이 화사한 모습으로 길을 따라 벚꽃, 코스모스, 장미 등의 꽃들이 집집마다 가득 피어나있다.

회색빛으로 칙칙했던 마을이 화사해진 것은 지난 7월 고성고등학교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이 마을 경관조성에 합심한 결과로, 낡고 칙칙해 마을 분위기를 어둡게 했던 골목 담벼락에 예쁜 꽃이 만개하여, 활력 넘치고 아름다운 마을로 재탄생하게 됐다.

벽화는 마을 입구부터 회관까지 매일 주민들의 발길이 닿는 곳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법진마을이 법수동이라고 불리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장난끼 가득한 표정의 법수 그림 수 십여 개는 마을 입구에서부터 길을 따라 주민들을 지켜주며, 특유의 익살맞고 환한 웃음으로 법진마을을 따라 걷는 길을 즐겁게 해준다.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라는 별칭으로 익숙한 법수들은 우리에게 장승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상도에서 법수는 엄연히 일반적인 장승과 구분되던 것이었다고 한다.

장승은 5리 또는 10리마다 세워져 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을, 법수는 마을 앞에 세워져 밖에서 들어오는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신 역할을 하던 것이다.

무섭고 근엄한 모습으로 재앙을 내쫓기도 하고, 투박하고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져 마을 주민들에게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왔던 법수!

그 많던 마을의 법수를 요즘엔 잘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법진마을에는 벽화를 통해 다시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림이 아닌 언젠가 진짜 다시 돌아올 법수를 기대하며, 법수와 함께 아름다운 벽화가 있는 법진마을로 떠나보자.
 

/자료제공 마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