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 중 기다려지는 시간은 체육일 것이다. 교실에서 벗어나 학급 친구들과 교감하며 내재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기고 놀았던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에도 인간의 사상과 문화가 녹아있다. 저자는 우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인문학을  재미있는 스포츠의 일화를 통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예측 불가능, 규칙, 데이터, 사람, 사회 5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5개 주제 아래 계층 이동, 인재 등용, 양심, 여성 권리 등 총 24개의 인문학적 키워드를 연결하여 내용을 풀어간다. 여기에 야구, 마라톤, 피겨 스케이팅,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과 관련 내용들을 인문학적 키워드에 맞추어 소개하고 있다.

농구 코트에서 골대 바로 앞 사각형 모양의 페인트 존에는 공격 선수도 수비 선수도 3초 이상 머무를 수가 없다. 키가 큰 선수가 골대 앞 공간을 오랫동안 독점하지 못하도록 만든 규정이다. 자본주의 사회에도 이와 같은 맥락의 규정이 있다.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선점한 대기업에 핸디캡을 줘서 다른 기업과 어느 정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이상화 선수가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며 눈물을 흘릴 때 그녀를 안으며 위로를 전했던 1위 고다이라 나오 선수의 배려와 불인지심, 에스파냐 프로축구 선수가 경기 도중 바나나를 먹게 된 사연과 인종 차별 등 스포츠가 빚어내는 다양한 현상들은 인문학이 놓칠 수 없는 이야깃거리들이다.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QR 코드가 있어 해당 내용을 잘 몰랐던 독자도 경기 영상을 살펴보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현직 국어교사인 저자는 스포츠를 즐기듯 누구나 인문학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 책을 폈다고 한다. 스포츠는 익숙하지만 인문학이 낯선 사람, 인문학에 대해 색다르게 접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