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고성군민의 건강을 위해 여름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어 칭찬이 자자하다. 대가면 출신인 서울 본디올 홍제한의원 원장이자 한국 관상한의학의 일인자로 알려진 정행규 박사(66).
 

정행규 박사와 한의사 2명, 동의보감연구회 학생 등 40여 명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대가면에서 여름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여름 의료봉사활동은 진맥, 침과 뜸 시술, 한약 처방 등을 실시하고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무료로 보약을 지어 주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 활동은 2006년부터 매년 8월 15일 전후로 14년간 실시되어 대가면민과 군민들의 칭송과 감사의 목소리가 높다.
 

정행규 박사는 “2006년 대한형상의학회 회장을 맡을 무렵 고성군 6개 읍면에서 의료봉사를 했는데 많이들 좋아하시고 내년에도 해 달라고 해 하다 보니 지금까지 하게 됐다”며 “14년이나 되었는지는 몰랐다”며 인자한 웃음을 짓는다. 
 

이번 의료봉사활동 기간 중 500여 명의 주민이 진료를 받았다. 실제 16일 대가면복지회관을 방문해 보니 대가면민뿐만 아니라 고성읍, 회화면 등에서도 많은 군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었다. 
 

대가면사무소는 이런 고마운 의료 봉사에 힘이 되고자 에어컨을 설치하고 경로당에서 숙박하도록 하는 등 의료봉사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아울러 이장협의회, 발전위 등 대가면 사회단체에서 돌아가며 관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대가면사무소에서 정행규 박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 박사는 어릴 적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계속 하기 힘들었는데, 면민들께서 십시일반 도와주셔서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정 박사의 친구인 심상보 전 대가면체육회장은 “휴가 중 매년 이렇게 의료봉사를 하는 것이 정말 대단하고 친구로서 자랑스럽다. 2박 3일이지만 준비기간만 14일이 걸린다고 들었다. 인품과 실력이 좋다 보니 그를 따르는 제자와 학생들이 40명씩 참가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행규 박사가 대단한 이라며 정 박사의 과거를 들려주었다. “참 어렵게 컸다. 고성중학교 동창으로 대가면 금산리 신화마을 조그만 단칸방에서 살았는데 고개를 숙여야 들어갈 정도였다. 교복을 못 사 무명옷을 물들여 입고 중학교를 졸업했다”고 입을 열었다.
 

정행규 박사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갈 돈이 없어 대가면사무소에서 1년간 급사로 일했다. 그 돈으로 고성고등학교에 입학해 졸업했다. 그는 급사보다는 공무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해 대가면사무소에서 공무원으로 4년간 일했다.
 

정 박사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무원을 그만두고 상경해 한의대를 준비했다. 1980년 경희대학교에 입학, 이후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본디올 홍제한의원 원장이다. 
    

정행규 박사는 한국 관상한의학의 일인자로 형상의학회, 동의보감연구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동의보감특강이라는 책을 냈다. 올해 3월과 7월에는 미국 LA 등지에서 강의했고 앞으로 중국, 대만 등으로 확대해 한국한의학의 세계화에 힘쓸 계획이다.
 

정행규 박사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계속 하기 힘들었는데, 면민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며 “이제는 그 고마운 마음을 고향을 위해 제가 봉사할 때라고 생각하며, 계속해 의료봉사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