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가 냉전에 들어가 한국 사회에 반일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15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이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로, 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의해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돼 매년 다양한 기념활동을 전개해왔다.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로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식을 개최해 오고 있다.

기림의 날을 맞이해 정부 차원의 행사 회에도 각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 등에서 다양한 기념행사와 전시, 공연 등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렸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이 시기 우리 고성군에서는 어떠한 행사도 열리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

현재 고성군에서 광복절 전후로 열리는 공식 행사는 ‘8·15 경축 회화면 리·동별 축구대회’ 행사 뿐, 이외에 고성군 차원의 다른 행사는 없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곳곳에 건립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역시 고성군에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고성군과 2009년 자매결연을 맺은 미국 글렌데일시가 해외에서는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고, 2012년부터 매년 위안부의 날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역사이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오히려 자매도시인 미국 글렌데일시에서 하고 있다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나 광복절을 맞이한 기념행사를 하지 않는다면 평화의 소녀상 같은 상징적인 조형물이라도 설치해 군민들이 역사의식 함양과 애국심 고취에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실제 이런 목소리는 군민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남산공원에 태극기공원을 조성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당시 고성포럼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소녀상 건립이 맞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철성고등학교 실용일어회화부 학생들은 학생들의 서명을 받아 고성군청에 소녀상 건립을 건의하기도 했으며. 고성중앙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나서 교내에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도 했다.

때로는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보다 더 나은 역사의식과 실천력을 갖고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과거에 지나치게 얽매여 미래로 나아가지 못해서는 안 되지만, 우리의 역사를 잊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이제 고성군도 군민들이 일본 식민지배에 대한 역사를 기억하고 나아가 후대에도 전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