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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親書) 외교의 결실
2019년 07월 12일 (금) 11:34:00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강홍우 전 민주평통 자문위원
 「존경하는 각하. 지난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저는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두 사람의 잘못이 아니고 동행한 친구들의 이간질 때문입니다. 하루 속히 만나서 두 사람만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빠른 시일 안에 만납시다. 단 2, 3분이라도 좋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이 글은 필자가 쓴 소설 같은 내용일 뿐 실제 편지 내용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머니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를 꺼내 보이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 친서를 받았기 때문에 확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힌바 있다.
 친서(親書)란 ‘몸소 쓴 편지’라는 뜻이지만 ‘한나라의 원수(元首)가 다른 나라의 원수에게 보내는 공식적인 서한’이라는 뜻도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주고받은 친서는 자신이 친필로 쓴 편지가 아닌 측근인 모사가 쓴 것 일게다. 그것도 어디 필기구로 썼겠는가? 컴퓨터로 출력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친서가  북미 정상 서로에게 감동을 주며 신뢰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6월은 우리나라에서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란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보훈의식과 애국정신을 함양하고자 정한 것이다. 그 끝자락인 30일. 판문점에서는 기상천외한 일이 일어났다.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오후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 정상이 악수를 나눈 것이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 땅 ‘자유의 집’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술회하듯 ‘외교 문법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이날 역사적인 장면을 처음부터 주의 깊게 지켜봤다. 방송 상태가 고르지 못할 때는 채널을 옮기면서 시청했는데, 방송국 모두 같은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방영해 싫증이 나기도 했다. 아마 취재 기자들의 행동이 제한되어 있어서인가 보다. 먼저 한미 정상은 남측에서 가장 북쪽에 있으며 북한과 불과 25m 거리에 인접한 비무장지대 전망대인 오울렛초소에 올라 북녘 땅을 바라보았다 여기서 개성공단도 보여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소개했다고 한다. 더구나 미국 대통령으로서 JSA(공동경비구역) 안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 역사적인 현장을 둘러보게 된 것이다. 예전에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서 레이건을 비롯해 네 사람이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하였지만, 모두가 전투복장이며 군복 점퍼 차림이었는데, 오늘 트럼프는 정장에 빨강 넥타이 차림이었다. 이는 평화에 대한 자신감일 수도 있고 태연자약한 이벤트일수도 있지만 보기에는 좋았다. 
 이 날 오후 3시 46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북미 두 정상이 만나 악수를 하고, 이어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지역으로 넘어가 판문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북한 땅에 발을 디딘 첫 사례이다.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두 정상은 문재인 대통령과 합류하여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의 회동이 이뤄진 것은 물론 남・북・미 정상의 동시 회동은 한마디로 ‘기상천외’한 일이었다. 이어 우리나라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은 무려 53분간 북미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간 진실은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회담을 마치고 밝힌바 2~3주 안에 협상 실무 팀을 구성하여 차기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하기도 했다. 이 날 북미 정상은 1.2차 회담보다 더 긴 시간동안 회담을 가졌으며, 처음 2~3분 동안이라도 만났으면 좋겠다던 트럼프대통령의 제안을 한껏 넘어, 깜짝 회동이 아닌 회담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북한과 미국간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1차 회담이 있었으며,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유해 송환 등 합의에 이르렀으나,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회담에서는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말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무려 60여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하노이에 갔지만 헛걸음이 되고 만 것이다. 이 회담의 결렬은 미국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으며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북・미간 하노이회담이 결렬되고 나서 북한과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희망이 없는 듯 했으나, 우리나라 문재인대통령의 중재와 중국의 개입 등으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날 회동은 지난 6월 28일. 29일 양일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한국을 방문하여 한미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트럼프대통령이 SNS를 통해 한국의 판문점을 방문하는 기회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음을 밝혔고, 이에 북한이 호응을 해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회동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많다. 어떤 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하는 3자 회담이 되지 않았고 북미 양자회담인데다 북한에서는 매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비판한 것을 들어 통미봉남(通美封南) 행위가 아닌가 걱정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행한 연설이며 발언 등을 통해 볼 때 반듯한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땅 자유의 집에서 회담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았는가. 김 위원장도 회담 후 문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으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하루빨리 제재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정치는 권모술수로도 이뤄지는 법, 이번 만남이 북미 정상 서로가 목적 달성을 위한 이벤트 성 만남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이번 남・북・미 세 정상의 회동을 발판으로 앞으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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