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문 고성군민상동우회장이 지난 달 28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고인은 이날 오전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 평소 고혈압, 당뇨 등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특별한 건강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급성 심장마비 사 인 것으로 유족측은 전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인은 고성군 발전 견인차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단위농협’신화로 불릴 만큼, 고성농협을 전국 탑 농협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1972년 각 마을단위에 있던 단위농협을 통합하여 ‘고성농협’을 창립, 초대에서 7대까지 21년간 고성농협조합장으로 재직했다.
1979년에는 전국 최초로 토양개량제와 비료, 농약, 영농자재환원사업을 실시하여 조합 농가들의 영농부담을 경감시켰고 영농기계화 사업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일등 농업군으로 발돋움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자본금 대비 무리한 사업추진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조 회장의 사업안목과 뚝심의 추진력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회상이다.
또 조합원과 출자금 확대를 위해 불철주야 주민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등 농협과 농민들을 위해 고인은 늘 함께했다.
그 결과 고성농협은 전국 몇 안 되는 우수 농협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인은 이 같은 성과로 1984년 고성군민상(농수진흥부문)을 수상했다.
고성농협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고인은 조합장 퇴임 후 정치에도 입문했지만 뜻을 펼치지는 못했다. 
1995년 6월 27일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민주자유당(자유한국당 전신) 고성군수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이후 고인은 정치에서 한 발 비켜섰고 초지개발을 하며 대규모 사슴농장을 운영하면서 자연인의 삶을 이어왔다.
그러면서 군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지역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였고, 특히 인재양성을 위해 지난 2017년에는 고성교육발전기금 1억 원을 기탁하는 선행도 잊지 않았다.
고인은 지난 달 30일 고성농협 앞에서 영결식을 끝으로 영면에 들었다. 평소 고인이 아끼고 사랑하는 농협 직원들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재열 조합장은 추도사에서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해 오열했고, 최판진 전 조합장도 47년 전 함께 걸어온 농협생활을 회상하면서 눈물을 닦아냈다.
고인은 고성군체육회 진흥회 회장, 새마을운동본부 고성군지회장, 한국자유총연맹 고성군지부장, 민정당 경남지구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고성군민상동우회장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