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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터 누빈 동해면 사나이, 천광제 어르신
1950년부터 56년까지 복무한 6.25 전쟁 산 증인
60년 넘게 흐른 지금도 ‘6.25 전훈(戰訓)’ 기억해
재건국민운동 위원장 등 맡으며 동해면 발전에 기여
2019년 06월 21일 (금) 13:26:50 한태웅 기자 gofnews@naver.com
“매 전투 순간이 죽을 고비여서 셀 수가 없어. 그래도 총알보다 무서운게 굶는 거더라고 허허”
 
   
 
농담 섞인 말투지만 나흘을 굶으며 밤낮없이 전투를 했다는 어르신의 말은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느끼게 해준다.
천광제(88세. 동해면 장좌리) 어르신은 1950년 11월 24일 국민병 소집으로 군에 입대하게 됐다.
19세이던 당시 고성초등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부산에서 2주 훈련을 거쳐 제7경비대대에 소속됐다.
2주 정도 밖에 훈련을 받지 않고 전투에 나서니 절반은 전투 중에 실탄을 장전하는 것도 어려워했다고 한다. 
거창, 산청, 구례, 무주, 추풍령, 영양, 정선 등 지리산부터 덕유산, 설악산까지 전국을 돌며 수많은 전투를 치렀다.
전우가 죽어가는 모습에도 총을 발사하며 전투를 해나가야 했던 상황을 기억한다.
강원도 정선으로 가는 전투에서는 나흘을 굶으며 밤낮 없이 전투했다고 한다. 옆의 전우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총을 발사하며 전투를 계속해 나갔다.
“전투에 들어가면 하루 한 끼도 못 먹을 때가 있었어. 전투보다 밥을 못 먹을까 걱정이었지. 그 당시 인민군은 전투에서 질 수 밖에 없었어. 인민군은 실탄이 없고 우리는 실탄이 많으니 결국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었지”
 
전쟁터 한가운데서도 사랑의 꽃은 폈다.
1953년 삼도봉에서 전투를 펼치던 당시 김천시 대덕면 화전리에서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 당시 마을에 숨어있던 인민군을 쫒아내고 머무르면서 만난 여인이 부인이 됐다.
“연애를 시작하고 이듬해 결혼을 했는데 군 생활을 계속하니 혼자 친정에서 계속 지냈지. 그렇게 훌륭한 여인이 없었어. 한국에서 드물게 훌륭한 여자였어. 작년에 먼저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아파”
휴전 후 7경비대대가 해산하고 28경비중대가 창설돼 복무하다 1956년 7월 30일 일등중사(현 하다)로 제대했다.
“당시 제대를 하려면 2만원을 줬어야 했어. 제대 발령은 났는데 제대증 교환을 안 해주는 거야. 그 앞에서 천막을 치고 밥을 파는 아줌마가 백번을 와도 안 된다며 2만원을 줘야한다해서 그렇게 제대증을 받았지. 그 시절은 그랬어. 전쟁이 끝나도 더러운 세상이었지”

   
 
전쟁이 끝나고 고향인 동해면 가룡마을로 돌아온 천광제 어르신은 어업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고, 재건국민운동 동해면위원장과 가룡마을금고 이사장을 맡으며 지역 발전을 위해 뛰었다.
당시 문맹퇴치를 위해 동회관에서 재건학교를 열어 글과 역사를 가르쳤다. 그런 공을 인정받아 가룡마을금고 설립 당시 굴양식 어장을 부상으로 받았고 그 어장을 팔아 옛 가룡마을회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현재는 고령으로 어업은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6·25참전유공자회 고성군지회 부회장으로서 참전용사 권익신장과 6.25 바로알기 교육 등을 펼치며 노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천광제 어르신은 “6.25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서 후손들에게 사실을 그대로 전하고 알리는게 우리 역할이라 생각한다. 후손들이 제대로 알아주고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고 말했다.
또 “6·25참전용사에 대한 예우가 부족하고 서럽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지금 국민들 모두 어려운 시기 보내고 있으니 좀 서운터라도 모두 잘 될 거라 보고 이겨내야한다”면서 “그래도 백두현 군수가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미망인들에게 월 5만원씩 지원해주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60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다섯 가지 조항을 담은 ‘6.25 전훈(戰訓)’을 외우는 어르신의 모습에 6.25참전유공자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유를 누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고개가 숙여졌다.
6.25전쟁 제69주년 기념행사를 앞둔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6.25전쟁의 교훈을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6.25참전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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