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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과 적폐의 경계
2019년 06월 07일 (금) 13:39:58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이슈가 ‘나라를 나라답게’ 라며 적폐 청산을 제일로 꼽았다. 적폐청산의 선두에는 ‘관행’을 깨뜨리는데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공무원 연수 중에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관행이라고 했다. 적폐 청산이 한창인 요즘 우리 주변의 잘못된 관행은 얼마나 바뀌고 있을까? 일상 속에서 습관처럼 펼쳐지는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갑질’에 저항하는 경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관행이 문제라는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문제 제기를 해도 바뀌기는커녕 본인만 손해를 보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예전부터 쌓여온 잘못된 관행이 즉 ‘적폐’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비서관급 네 사람이 낙마를 했다. ‘낙마’란 정상적으로 퇴임하지 않은 중도하차를 일컫는다. 벌써 네 번째 낙마라니 좀 심하다. 이번에는 문재인의 ‘입’이라 지칭하던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매입 문제가 들러나 낙마하고 말았다. 
 지난 3월 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사퇴를 했다. ‘문재인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으며, 청와대 대변인은 한마디로 청와대의 입이다. 청와대에서 일어나는 하루의 크고 작은 일들은 대변인의 입으로 국민에게 전달된다. 그 전달방법으로는 기자들 앞에서 발표를 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이다. 대변인은 현황발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도 해야 한다. 그러니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 정책의 모든 일들을 꿰뚫고 있다. 그런 그가 불미스러운 일로 도중하차를 하게 되었다. 그것도 현 정부에서 가장 강력하게 규제를 하고 있는 ‘부동산 투기’에 연루되었기 때문이다. 낙마 이유인즉 서울 흑석동에 있는 시체 노른자위 땅을 26억이라는 돈을 들여 샀다는 것이다. “제 돈 제멋대로 쓰는데 무슨 말들이 그리 많은가?”라고 반론을 한다면 어쩌겠느냐만, 내용을 살펴보면 부인이 10억원이라는 돈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자신의 집을 팔아서 샀다고 하는데, 파헤쳐 보니 어이없는 일이었다. 은행에서 10억원을 대출 받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하필이면 대출은행의 지점장이 김 대변인의 고교 동창이란다. 대출받은 은행이 자신의 거주지도 아니고 매입한 부동산 소재지도 아닌데다가 더구나 이율도 낮게 정해 특혜를 누린 것이란다. 뿐만 아니라 이 건물 구입으로 얻게 되는 시세 차익 또한 어마어마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인은 “아내가 상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했지만, 더욱 의구심만 자아내게 했다. 사퇴 후 문재인대통령은 오찬을 하면서 “어디서 살 거냐?”고 걱정을 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까지 청와대 관사에서 부부가 거주해 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는 청와대 관사라는 곳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데다 서울 시내에 주택이 있는 사람은 여기서 특혜를 누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주택 전세금을 투자 금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 야당의 최고위원은 “김의겸 대변인은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결국 투기 논란 하루 만에 전격 사퇴를 했으며, 김 대변인은 재임 중 정권 ‘보호’와 관련된 문제라면 거친 언어로 ‘돌격대’를 자처했었다. 전 특감반원이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제기했을 때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DNA론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블랙리스트 의혹에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실행하기 위해 청와대와 내정 협의를 한 것은 관행이라고 했다. 또 블랙리스트 의혹에는 체크리스트라고 했고, 찍어내기 또한 대통령의 인사권 적용이란다. 그럴듯한 논리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번째 장관 교체기가 있었다. 현 정부의 2기 내각 구성을 위해 내세운 장관 후보자 7명 중 2명은 이미 낙마를 했었고, 나머지 5명 중에는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청문 보고서를 3명만 채택되었다. 한국당에서는 2명은 절대 임용 불가라며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위 공직자 배제 기준을  7가지로 정하고 그 원칙에 따라 장관 후보자를 내세웠다. 예를 들면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 표절 성관련, 음주운전 등인데, 그러나 이번 장관후보들은 7대 원칙에 보통 2개 이상씩 위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진 의혹들을 살펴보자. 거의가 부동산으로 집이 몇 채씩 있으며, 자녀 유학 비용의 조달 의혹 등이었는데, 민주당에서는 ‘천연 다이아몬드’같이 소중한 분 들이다 라며 옹호 했다. 결국 청와대에서는 흥신소 같은 청문회라며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하고 말았다. 이번에 인사 수석이 물러나면서 토로하기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족했던 인사”라고 했다. 이는 청와대 인사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얼마 전 고위 공직자 재산이 공개 되었다. 국회의원 4분의 1은 강남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의 40%가 2주택 이상 보유자다. 청와대 참모진과 고위 공직자 중에는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이 여전하며 10명중 8명의 재산이 증가했다고 한다. 국민은 1년 내 벌여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평균 5900만원이 늘었단다.
 우리의 살 속에는 수많은 관행이 있다. 특히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조직에 들어갈 때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도 전에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을 경험한다. 옷차림이나 인사말, 시간관념 등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일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사실 이러한 관행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무조건 관행을 깨부술 수는 없는 일이다. 관행과 적폐의 경계가 모호하다. 적폐청산을 한답시고 ‘내로남불’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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