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사료 값은 폭등하고 산지가격은 하락함에 따라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 배합사료 값이 7~8% 인상되는 등 최근 1년 새 무려 4~5차례에 걸쳐 30%나 올랐다.
 여기에다 오는 3월쯤 또 5~6%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어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료 값으로 인해 축산농가의 부담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 값마저 대거 폭락하고 있다.
 이희대 고성군한우협회장은 “지난 2010년에는 밑소 가격이 수송아지가 평균 280여만 인데 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무려 100만원 이상이 하락한 180여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생체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당 2-3천여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산지 소 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정작 정육점 고기값은 오르고 있어 소비자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정부가 이러한것을 직시해서인지 조금은 소값이 나아지기는 하고 있지만 아직도 사료에는 턱없이 부족 하다는 게 한결같은 농가의 입장이다.

고성군 기월리 한 사육농가

 마암면의 ㅇ(48)씨는 “이렇게 산지가격은 계속 하락하는데 소비자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요인이 뭔지 모르겠다”며 “우리 같은 영세농가는 FTA에 대한 경쟁력이 없고 행정당국의 대책마련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여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하소연 했다.
 영오면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ㅂ(63)씨는 “이렇게 사료 값이 폭등하고 지육 값이 하락하면 더 이상 농장을 경영 할 수도 없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며 “특단의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료 값이 폭등하는 주요 원인은 국제곡물가 상승과 고유가로 인한 국제운송료가 2배 이상 인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사료 원료의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옥수수(50%)와 대두박(15%ㆍ콩으로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이 고유가시대 대체 연료로 사용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게다가 유류비 상승으로 운송선을 구하기조차 힘든데다 국내항 도착기준 가격(C&F)으로 원료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운임비 인상이 곧바로 사료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축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축산물 생산비 가운데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우 비육우 27.2%, 한우 송아지 38.6％, 비육돈 45.6％, 달걀 48.9％, 육계 50.5％ 등으로 조사됐다.
 배합사료가 축산물 생산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뜻한다.
 이와 관련 양축농가 농민들은 고유가, FTA 등에 맞서 사료 값 인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사료가격 안정기금제’ 등 제도적 보안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처럼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사료 값은 2006년 말 이후 꾸준히 인상됐음에도, 농가에서 부담하는 체감 인상율은 5~6%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일본이 사료가격 안정을 위해 축산농가, 사료업체, 정부 등이 부담하는 ‘사료가격 안정기금제 ‘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농가들은 “국제유가 인상 등의 여파로 배합사료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FTA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료가격 안정기금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고성지역 축산 농가는 3800여 농가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양돈 68농가, 젖소 58농가를 제외한 나머지 농가는 한우농가(1~20두이상 농가 포함)이다.
 축산 관계자는 “사료 값 폭등에 따라 축산 농가들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행정에서 딱히 어떻게 도울 길이 없어 안타깝다”며 “각 축산농가들이 혁신적인 경영 마인드를 갖고 대처해 나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여기에다 한우를 수십 년 사육해온 한축산농가는 “소 값이 개 값보다 못하지만 요즘 차마 버릴 수가 없어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체결된 FTA여파도 무시할 수가 없다”며 “시장에는 거의가 한우 보다는 수입 쇠고기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며 유감을 표시하며 하루빨리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타시·군 에 비해 고성산지에서 출하되는 한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경기 악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있어 소비욕구를 부추기에 는 많은 제약이 따르며, 아직도 한우 값이 만만치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러한데 는 생산과 판매에 이은 유통구조가 아직도 제자리걸음으로, 한시바삐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한우소비 촉진을 위한 대안마련에 고심해 축산농가의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