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철학하기’를 실천하는 임상 철학자인 저자는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것도 나의 ‘상식’에 강하게 맞서는 주장을 만났을 때 두뇌는 비로소 나태함에서 깨어난다.”고 이야기하며, 불편한 질문들을 소개한다.흙수저와 금수저의 삶은 공평할까? 내가 받은 상처를 똑같이 되돌려주는 게 나쁜 일일까?  이기적인 국가가 조폭보다 나을 게 있나? 기계를 학대하면 안 되는가? 등 어렵고 민감한 질문들 22가지에 대해 변론하고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일 안하고 돈만 받는 사람은 비겁한가? 돈을 그냥 나눠줌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이 사회에 기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그렇다면 왜 부자들은 그래도 된단 말인가?’ 라는 날선 질문을 던진다. 부자들 중에서도 물려받은 재산으로 놀고먹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다.  “우리 시대의 생산 능력은 지금 사람들의 노력과 인류가 쌓아온 과거의 유산이 함께한 결과물이다. 모든 시민은 우리에게 주어진 공동 유산을 함께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경제학자 조지 콜의 이야기도 들려준다.질문에 대한 의견 제시가 무겁지 않고, 주고받기를 반복하니 일종의 리듬감마저 들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또한 깊이감도 있다. 철학자, 과학자, 예술가, 군인 등 수많은 선현들이 책 속 ‘양심법정’에 증인으로 불려나와 자신의 이론, 실험, 깨달음, 일화를 얘기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 긋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느낄 수 있다.불편한 질문을 두고 생각을 거듭하는 과정을 그대로 책에서 보여준다. 질문이 불편할수록 생각훈련에는 효과적이다. 어떤 의견을 읽으면서는 후련했다가도 다른 어떤 의견에는 거북해지기를 반복하다보면 생각근육이 어느새 울퉁불퉁해짐을 느낀다. 한쪽으로는 잘 휘었어도 반대편으로는 뻣뻣했던 사고가 훨씬 유연해지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 없이 결론을 전적으로 독자 개개인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