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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무이~ 잘 먹을께요”
<독자기고> 최시혁
구만면 체육회 사무국장
2019년 04월 05일 (금) 15:14:18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봄이 오기는 했는데, 삼월 중순 쯤 꽃샘추위도 지나간 듯한데, 요 며칠 날씨가 스산하다. 화원을 하는 친구 집에서 가져온 편지가 따스한 봄바람에 얼굴을 활짝 내밀더니, 엉거주춤 움츠려 있다.
3월을 접어들자 양지바른 언덕배기와 논두렁에는 쑥과 냉이가 옹기종기 올라와 있었다. 따스한 봄볕이 내리자 아낙들은 나물 캐는 바구니를 옆에 끼고는 빼꼼 올라온 쑥을 캐는데 여념이 없었다.
저녁 식탁에 올라온 쑥국과 냉이를 넣은 된장국은 봄 냄새로 집안가득하다.
봄의 전령사 쑥은 그렇게 집과 우리의 입맛을 독차지 하였다.
삼월 중순에 접어들자 머위와 취나물이 앞 다투어 봄의 맛을 제대로 수놓고 있다.
취나물을 된장에 버무려서 갓 한 따뜻한 밥과 먹으면, 취나물의 고소한 맛이 입맛을 더 땡긴다.
살짝 데친 머위를 파와 참기름, 들깨가루를 넣고 양념간장으로 쌈을 싸 먹는 것은, 봄을 온전히 삼키는 맛이다. 머위 특유의 쌉스럽한 맛에 반해서 아침상을 물리고 나면, 점심때에는 취나물의 향긋하고 고소한 맛에 취해서 봄맛에 푹 빠져버린다.
4월 중순이면 가죽이 봄맛의 바튼을 이어 받는다. 예로부터 구만의 겨울 골바람은 소문나 있다. 그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봄의 전령사 들은 변함없이 나타났다. 어찌 그 향이 입 안 가득 불타지 않으리...
3월과 4월은 이렇듯 봄나물의 향연이다.
봄은 맛으로, 보는 눈으로 우리에게 생기를 돋게 하고 있다. 산에는 연푸른색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길가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흐드러진 자태로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고 있다.
양지바른 밭에 파릇파릇 오른 머위와 취나물은 그렇게 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 모습이 예쁘기도, 탐스럽기도, 신기하기도 하여 어머니는 오늘도 봄나물을 캔다.
따스한 봄 햇살에 한나절 바구니에 소복히 담긴 머위와 취나물은, 투박한 어머니의 손길을 한 번 더 거치고 나서 종이 박스에 담겨졌다.
서울에 두 박스 부산에 하나, 구순인 어머니는 해마다 이맘때에 고향의 봄을 캐어서 택배로 보내는 것이다.
어머니는 정성이라기보다 제대로 된 봄의 맛을 느껴 보라고, 고향의 봄을 맛 보라고, 산들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봄 나물을 자녀들에게 맛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일까? 어머니의 사랑일까! 진정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저녁때 쯤 서울에서 전화가 왔다. 취나물 잘 받았다고, 벌써 냄비에 넣어서 데치고 있다고. 어머니는 그 전화 한통에 허리의 통증도, 팔 다리의 아픔도 잊고, 얼굴에는 웃음 가득하다.
어무이 ~~~  잘 먹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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