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곳에서 지갑을 잃어버려 차표도 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어떠할까,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외지에서 힘들게 번 돈이라면 그 아찔함은 배가될 것이다.
설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고성시장은 설 대목장이여서 많은 상인과 제수 물품을 구매하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대구에서 온 한 청년(30대 추정)은 고성에서 대목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을 잃어버렸다. 이 청년은 이 돈으로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 이였지만 돈이 없어 갈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고성시장 상인회장 정해정 씨 덕분으로 잃어버린 돈도 찾고 고성의 따뜻한 정도 느끼며 고향으로 갈 수 있었다.
정해정 회장은 4일 오후 7시 경, 시장을 순찰하면서 흰 봉투를 발견했다. 무심코 발로 찼는데 묵직한 것이 이상해 주워 열어보니 돈이 들어있었던 것. 봉투 안에는 5만원권 4장과 만원권 9장 등 총 29만원이 들어 있었다.
정 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느냐”며 물었지만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봉투다 보니 신분증도 없었다.
정 회장은 경찰에 신고하고 정황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한 청년이 손전등을 켜고 거리를 비추며 무엇인가 찾는 모습을 발견했다.
정 회장과 경찰은 청년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 봉투를 잃어버려 찾는 중이다”고 말했다. 청년이 말한 액수와 봉투 안의 돈은 일치했다.
정 회장 덕분으로 다행히 이 청년은 돈을 찾을 수 있었고, 무사히 대구 고향으로 갈수 있었다.
청년은 정 회장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고성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꼈을 것이다. 이 사연은 뒤늦게 본지에 입수됐다. 많지 않은 돈이라 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돈일 수 있다.
또 주운 사람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착복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시장상인회 회장이라는 직책이여서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 일 같이 해결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며 손사래를 치는 정해정 회장, 당연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훈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