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챙겼다. 더 이상 이곳 고성 땅은 희망의 빛을 찾기에는 내육신과 정신 믿음이 더 추락할 곳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선소 생활 정확히 말하면 용접사의길 12년 동안 나에게 남은 것이라곤 남편 뒷수습 온갖 종류의 빚 감당 하느라 20여년을 이곳에 시집와 희생(?)으로 내 삶을 던졌으리라.
 여자의 길이란 남편 잘 만나는 것 그것이 축복의 통로임을 이제야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어 하나님 앞에 감사드린다.
 내가 가졌던 그 희망. 꿈은 접어두고서라도 현실생활에서 부딪히는 불편함, 어려움을 지면을 통해 나눠보고자 한다.

 첫 번째, 교통문제이다.
 주민 여러분들도 조선소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차량들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불법 주정차는 불허한다’라는 동해면 청년회의 현수막도 보아 왔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혹자는 불법주정차의 당사자인 조선 노동자에게 문제의 주범이라고 화살을 돌린다.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치 않고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현장 노동자에게도 책임소재는 있으리라. 하오나 어찌 제 시간 맞추어 출 퇴근한다면 통근차 이용하여 출퇴근, 간단하게 풀려버린다.
 그런데 어찌하오리까? 조선특구내 비정규직 보따리들에게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존재하는가? 어찌하다 데마찌(일본말 작업이 연결되지 않고 기다리다 돌아오는 것)라도 생겨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교통수단이 없다.
 군내버스라고 운행되지만 그 운행시간이 만만치 않다. 1시간에 직시급 14000원 이러고  기다릴게 아니라 택시라도 불러 나가자. 이것이 우리들이 내리는 교통문제의 답이다. 설령 제 시간에 맞쳐 군내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이곳저곳 둘러서 보내는 시간소비, 그런데다 군내버스 요금치고는 2900원이라니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가령 통영에서 고성 직행버스 요금이 2000원이데... 비싸면 안타면 될게 아니요, 이렇게 서민은 묵묵부답, 세월은 흘러가는것이니, 안타까운 한숨소리만 나온다. 마산,창원,진해,함안,이지역은 통합되기 전부터 환승개념으로 시내버스를 운용하고 있다. 참고하기 바란다.

 두 번째. 교육문제다.
 딸아이 대학진학(광양보건대 간호학과)을 고민하다가 고성지역 택시 광고판에 전국 제일의 교육도시, 보육도시라고 내세우고 있는데 교육이 현수막 광고 도배한다고 이루어지는 급조물의 조형물은 아닐 터. 책임 있고 부끄럽지 않는 군정 슬로건이 되었으면 한다.
 허물어지고, 궁궐이 불탈 때 그 시절 이스라엘 역사를 지켜낸 요하난벤 자카이의 교육철학 역사의식의 토대 속에 당항만이 내려다보이는 거류산 자락에 관광 보건 전문대학이라도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진년 한해용처럼 승천하는 고성, 화석화되어있는 죽어있는 공룡축제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활용의 고성 땅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