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며칠 후에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옵니다.
 “설”의 어원은 “한 살 나이를 더 먹는” “살”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설날이 담고 있는 의미는 새해의 첫날 또는 몸가짐이 그릇됨이 없도록 조심하는 날(신일:愼日)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첫머리란 의미로 원일(元日) 원단(元旦)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세시(歲時) 연두(年頭) 연시(年始)등으로 다양하게 부릅니다.
 1395년에 간행된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사람과 신자연이 모두 하나로 화합하고 소원하는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는 달로서 설날에는 조상님께 차례(茶禮)를 올리고 집안 집안어른께 세배(歲拜)를 올리며 차례 상에 올릴 음식과 세배 온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은 통 털어 세찬(歲饌)이라 하는데 세찬에는 떡국 만두 각종 전유어(煎油魚)식혜 수정과 과일 등이 있으나 설날을 대표하는 음식은 “떡국”입니다.

 조선 정조때의 문신인 김매순이 당시의 한양풍속을 기록한 “열양세시기”(1891년)에 의하면 아이들에게 나이를 물을 때 “너 지금껏 떡국을 몇 그릇째 먹었느냐?”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풍속에 설날에는 반드시 떡국을 먹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떡국은 나이를 더 먹는 떡이라 하여 첨세병(添歲餠)이라고도 하였는데 어린 시절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형제들끼리  떡국을 많이 먹는 내기도 하였던 기억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는 쌀과 고기가 아주 귀하던 시절이므로 떡국은 일년 중 설날에만 먹을 수 있던 아주 특별(特別)한 음식이었으며 자연적으로 떡국을 먹는 것은 한해를 보낸다는 의미를 담게 되어 진 것으로 보여 집니다.

 떡국의 유래에 대해서는 자세한 역사적인 기록은 없으나 상고시대에서 신에게 제사를 지낸 후 음복(飮福)의 음식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흰 떡국은 순수무구(純粹無垢)한 경건(敬虔)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고자 흰 떡국을 먹는 것이고 떡을 길게 늘려서 뽑는 가래떡은 무병장수(無柄長壽)를 기원하는 의미가 들어 있으며 또한 가래떡을 옆전 모양으로 동그랗게 썰어 먹는 것은 財貨(재화)가 豊足(풍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해를 시작하는 첫날 무병장수와 풍요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은 음식이 바로 떡국인 것입니다.
 1849년에 쓰여진 우리나라의 풍속을 담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흰 가래떡을 썰어 장국에 넣고 꿩고기등을 넣어 끓인 것을 떡국이라 하며 이것으로 제사도 지내고 세배하러 온 사람에게 대접하는 음식으로 없어서는 안된다”라고 하고 있으며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은 떡국에 넣어야 제맛이 나는 꿩고기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꿩 대신 닭고기를 넣어 떡국을 끓인데서 비롯된 말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어머니들”

 저희 새고성농협 영현지점에는 조그마한 가공 공장이 있습니다. 봄부터 여름철에는 전국에서 호평을 받고 공룡나라 쇼핑몰에서 연중 주문이 끊이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23곡을 원료로 “소가야 선식”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고춧가루를 부수고 참기름을 짜기도 하며 그리고 12월부터는 설날에 사용할 떡국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 새고성농협의 떡국은 수입산(輸入産) 쌀이나 舊穀(구곡)을 사용하지 않으며 방부제나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우리 고성에서 생산된 햅쌀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맛이 뛰어나서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으나 생산시설이 자동화 되어 있지 않아서 애로가 있으며 대부분의 생산과정에서 사람들의 노력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떡국을 만드시는 위대(偉大)한 우리 어머니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분들은 우리 새고성농협의 조합원의 가족들이며 여자분들로서 나이는 40대에서 70대까지 모두 10명이 오전 8시부터 오후5시30분까지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환경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투박하고 거친 손과 깊게 패인 얼굴의 주름은 인생의 역경을 헤쳐 나온 역전(歷戰)의 용사(勇士)이며 훈장(勳章)임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용한 미소와 인정과 사랑이 가득한 눈동자로 정성을 다하여 성실히 떡국을 만드시는 모습은 위대함 그 자체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자녀를 사회의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시킨 분들입니다. 일을 하러 오신 목적을 보면 손자들의 등록금을 내어주기 위하여 어렵게 사는 아들이나 딸들을 도와주시기 위하여 출가한 자녀들의 도움을 받지 않기 위해서 자녀들의 등록금 마련을 위하여 오시는 분들로서 농촌에서 평생을 보내신 분들로서 때 묻지 않은 순수(純粹)함을 간직한 고결(高潔)한 품위(品位)를 가지신 분들입니다.
 이웃과 화합하며 오직 가족을 위하여 자녀들을 위하여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히 여기면서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을 보면 유연순(고모님) 천갑점.김국자.전공자.홍옥숙.박갑자.강갑둘(누님들) 박만자(형수님) 이회영.박말순(처제들)으로 모두 위대한 어머니들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잘 아는 저는 하루에 두 번씩 공장을 방문하여 위대한 어머니들에게 경의(敬意)를 표합니다.

 사년만에 자신을 찾아온 아들을 내친 한석봉(韓石奉)선생의 어머니 “수원백씨” 아들인 백범 김구(金九)선생께 권총을 사주시면서 “왜놈을 죽여라” 하셨던 “곽낙원여사”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죽인 아들에게 “살기 위해서라면 항소(抗訴)는 하지마라”라고 하셨던 안중근(安重根)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여사” 혼자의 몸으로 말 할 수 없는 빈곤함을 이겨내고 유복동(遺腹童)이 김만중(金萬重)을 위대한 시인으로 가르친 어머니 “해평윤씨” 역사가 자랑하는 우리들의 위대한 어머니들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새고성농협의 가공공장에서 정성을 다하여 떡국을 만드시는 어머니들 역시 이분들 못지 않는 위대한 우리들의 어머니들입니다. 위대한 아들은 위대한 어머니가 만든다고 합니다. 위대한  떡국은 위대한 우리들의 어머니들이 만듭니다. 며칠 남지 않은 설날에는 위대한 어머니들이 만드신 “새고성농협의 떡국”으로 차례를 지내시고 오시는 귀한 손님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