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 병조판서제말(兵曹判書諸沫) 증병조참(贈兵朝參判) 제홍록의 숙질영충지'라 하였다.

그리고 문임으로 하여금 모든 전공사적을 기록하도록 했다. 이어 제말에게 충장이란 시호를 내리고 호충복의 선무공신 자헌대부 병조판서 겸 지의금부사 훈련원사 통훈대부 성주목사 성주진병마절도사 독용수성장에 증직되었다. 이때 정조임금 어제문을 비롯하여 영남관찰사 정익하, 태상정, 정석유, 통제사 이정회 등이 쓴 제문 쌍충에 대한 독송시가 봉안문 등이 있었는데 이는 모두 구 숙질의 충절을 찬양한 것이다.

정조 대왕이 내린 어제문(御祭文)

『지령으로 호걸이 나니 영남의 우도로다. 비호같이 날낸 장군 와룡선생의 후예로다. 우리국민 이끌고서 촉석을 분격했네. 강준 같이 끊어졌고, 산악같이 막아서라. 성야에 난 전투를 초유사 김성일은 알았도다. 임금이 칙명주니 가장(假裝)으로 시작했네. 비부의 후원 끊겨 웅어의 의(義)를 세웠고나. 이순신과 곽재우는 초목도 알고 부유(婦幼)도 알거만은 어떤 사람 그만 못해 공명이 불현 했나. 한 덩이 거친 무덤 때마다 괴광(怪光)있네. 성산관 죽림 속에 신우설이 있었노니 허황하다 하지마오. 그럴이치 있으리라. 장하도다 그의 조카 숙부보다 못지않아 6년의 병란속에 서로 같이 순국했네. 죽어도 장부답게 칼자루를 놓지 않네. 열열한 두 충신천지와 같이 오래도록 금년칠월 초가을에 북단에 숙배하며 나의<임금>개탄 미루어서 경(卿)의 충단 기록노라. 회멸한 것 자최였고 현양한 것 충절일세. 회멸타가 현양함이 오늘날을 기다린 듯 방백에게 순문하고 태사에게 명령하여 쌍충의 전지에 널직한 큰비 세워 대서특필 쓰노라.』

병조판서 도우경이 지은 쌍충에 대한 제문

『철성에서 태어난 두 숙질의 남아 당당한 충의본성을 타고났네. 초야에서 밭을 가는 청빈한 가세였고 궁마로 출세함이 당당한 장부이며 도형을 뜻에 두어 지방수령(守令) 지냈구나. 지나간 임진년에 바닷물이 끊을 듯 왜적의 창과 총이 천지를 흔들 때에 농기(農器)로 창만들고 긔를 지어 강노를 섬멸하고 순국하자 맹세했네. 풍우처럼 몰아치고 번개같이 빠르고나. 위엄 있는 그의 수염 호랑이도 도망쳤네. 단창으로 대항하는 좌충우돌 난투전에 진세는 산란하고 행오도 잃었도다. 큰 별이 홀연히 락봉파에 떨어지니 숭훈(崇勳)을 못 이루고 성은도 채 못 갚아 공명이 민몰한지 백여 년이 지냈는데 원한의 충혼이 얼마나 울었을까. 자고로 무인이란 감개가 많아 달 밝은 어느 밤에 객(客)과 서로 만났는가. 칼날에는 분명하게 피의 흔적이 남아있고 현철한 그의 기풍 생전이나 다름없네. 천추에 한(恨)을 시(詩) 한수로 어찌 전해 횡설수설 많은 말로 회포를 풀었노라. 다행이다. 영남 땅에 야사(野史)의 붓이 오늘날 성주군에 자세히 전해지니 충신의 절개는 천백 년이 지나도 영멸하지 않느니라.

후인의 약한 붓이 어떻게 형언하여 그 사연을 다 기록하리오. 장례를 권장하는 임금의 표창에는 그 숙질의 전사지에 이구의 대비 세워 그 충절을 표창했네. 시호(詩號)는 충장(忠壯)이며 재시호(財施號)에 충의(忠毅)이다.』

조선조 5백년에 쌍시호(雙諡號)를 받은 분은 다음과 같이 일곱 분이다.

좌의정 이복원, 문정공 문관공, 이조판서 황경원, 문정공 문민공

이조판서 이의정, 정관공 효헌공, 호조판서 공서린, 문현공 청관공

병조판서 제 말, 충장공 충의공, 이조판서 조영구, 문민공 정헌공

좌찬성 김후용, 양무공 춘양공

위와 같이 조선조 오백년에 수천 명의 중앙청 관료들이 지나갔으나 시호(諡號)를 두 번 받은 분은 위에 기록된 일곱 분뿐이다. 

시호라 함은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특별한 공로가 있는 관료들에게 내리는 호(號)이며 특히 두 번의 시호를 내리는 예는 특히 드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