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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斷食)투쟁의 역사와 의미
2018년 12월 21일 (금) 16:25:19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gofnews@naver.com

   
 
의도적으로 음식을 먹지 않는 행위를 금식(禁食), 또는 단식이라고 한다. 금식은 치료나 종교 또는 그 밖의 이유로 음식을 먹지 않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병원에서는 수술할 환자에게 금식을 시킨다. 단식도 금식과 같이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의도가 좀 다르다. 단식은 일정기간동안 의식적으로 음식을 안 먹는 것으로, 주로 단식투쟁, 단식농성, 단식요법 등으로 쓰여 진다. 얘를 들면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묵살되자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였다.’ ‘질병 치료를 위해 단식요법이 진행 중이다.’ 등의 표현을 쓴다. 이처럼 금식과 단식은 굶는 방식은 유사한 것 같지만, 사실 그 쓰임에 따라 드러나는 의도는 판이하다. 단식은 고대에서부터 다이어트 및 종교적 제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단식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나, 단식의 목적이 항상 다수에게 정의롭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사에서 정치적 단식투쟁은 ‘개인 혹은 단체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한 행위’로 이뤄져 왔다. 현대사에서 정치적 단식투쟁을 논할 때 뺄 수 없는 것이 20세기 초 영국과 미국에서 여성들도 시민으로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단식투쟁을 일으켜 여성참정권을 얻게 된 사건이다 다음으로 인도의 양심이자 정신인 마하트마(大聖) 간디의 단식은 인도의 국가독립을 위한 비폭력 투쟁으로 유명하다.
 우리 땅에서의 단식 투쟁을 살펴보면, 세종대왕 때 일본 사신들이 와서 고려 대장경을 달라고 했다. 그 이유는 조선은 불교를 버리고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택했으니 고려대장경은 조선에게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것이었다. 세종은 고려대장경이 하나 밖에 없어 줄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사신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이러한 단식투쟁이 현대적 의미에서의 단식투쟁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어떻든 이 땅에서 일어난 단식투쟁의 원조인 셈이다. 현대에 와서는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시 야당지도자로서,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투쟁을 했다. 결국 병원에 실려가 건강을 회복했지만 “굶으면 죽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1990년에는 당시 평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방자치제 시행을 요구하며 13일간 단식투쟁을 했었다 이 단식투쟁으로 노태우 정권하에서 지방자치제 실시 합의를 이뤄냈다. 그 외에도 정치권에서 단식 투쟁이 더러 있었으며, 대체로 요구 사항이 관철되기도 했다.
 지난 6일 국회의사당 내 로텐더 홀에서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문제를 놓고 단식투쟁에 돌입해 열흘만인 15일에 그쳤다. 이날 여야 5당의 전격적 선거제도 개편 합의에 따라 단식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이 합의는 손학규 대표에게 단식 해결의 명분을 실어준 셈이 된다. 손학규 대표의 단식투쟁을 놓고 어느 정치인은 그의 글에서 ‘손학규는 죽고 김정은은 답방해야 대한민국이 삽니다.’라는 글을 올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뭐기에 단식투쟁을 하면서까지 관철시키고자 하는가? 국민들은 의아해 할 것이다. 이 연동형비례대표제 라는 것이 생소하고 이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총선거에서 전국적인 당의 득표율을 가지고 비례대표의원을 배분하자는 방식으로, 거대 당에는 불리하고 소수 정당들에게는 유리한 선거제도이다. 좀 더 쉽게 설명을 해 보면, 지금 우리가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 투표를 2개한다. 한 표는 그 지역 국회의원을 뽑고 다른 표는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당에 투표한다. 현재는 지역 국회의원은 지역 선거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당 득표율에 따라 선출된다. 그런데 연동형 비레대표제는 당에 투표한 득표율에 따라 전체 국회의원 수를 정하는 것으로, 당의 득표율이 30%이면 지역구의원과 비례대표 합쳐서 전체국회의원의 30%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만약에 국회의원이 100명인데 지역구 의원이 10명이 당선되었으면, 비례대표를 20명 더 뽑게 된다. 지역구의원과 비례대표를 합쳐서 그 비율에 맞추는 것이다 다른 예로 정당득표율 10%를 획득한 소수 정당은 10석을 차지하게 되어 총 국회의원 수가 10명이 되는 것으로, 이때 이 소수 정당이 지역구에서 1명만 당선이 되었어도 비례대표의원을 9명 더 채울 수가 있는 것이다. 전국적인 득표율에 따라서 비례대표의원을 배분 받을 수가 있어 소수 정당에 유리한 선거제도이다. 그러니 소수 3당은 목을 매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 5당이 선거제도 개편을 합의했다고 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리라고는 볼 수 없다. 한마디로 사람 목숨이나 살려 놓고 보자가 아니었겠는가?
 지금의 국회의원 정수는 300석으로 정해져 있다. 만약에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줄이면 모르겠지만, 오히려 50석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수를 따져 국회의원 의석을 더 늘릴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국회 무용론이 팽배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국회에서 정치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으로 한국 정치의 발전을 가져온다면 다행이겠지만, 오히려 소수 정당에 의원수를 늘려 농성이나 데모꾼만 늘인다면 어찌되겠는가? 이를 두고 지역구를 중선구제로 결국 의석수를 줄인다면 모르겠지만 쉽게 기득권을 내어놓지도 않을 것이다.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어느 국회의원은 비록 의석수를 늘린다고 해도 현행 국회의원 세비로 나눠 지급해서 전체 세비는 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내년 국회의원 세비도 스스로 인상을 해 ‘셀프 인상’이라며 국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잘한다면야 별 문제 없겠지만, 밥 그릇 싸움만 하는 국회가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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