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도의회가 일선 시군 행정까지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길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광역자치단체(도)가 기초자치단체(시·군)에 위임·위탁하는 사무에 대해서도 광역의회(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대상에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1일까지 입법예고했다.
행안부는 시행령 제42조 제1항 제5호 본문 중 ‘사무(지방자치단체에 위임·위탁된 사무는 제외한다)’라는 문구에서 단서조항을 떼고 ‘사무’로 한다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령이 통과되면 경남도의회는 경남도가 일선 시군에 위임·위탁한 사무에 대해서도 행정사무감사를 벌일 수 있게 된다.
행안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 이유에 대해 “상위법인 지방자치법과 불일치하는 내용을 정비”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충남도의회는 법제처에 이와 관련한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조례를 개정해 시군 위임사무에 대해서도 행정사무감사를 추진했다. 울산시의회도 구청에 위임한 사무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겠다는 조례를 개정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현재 경남도의회는 경남도와 산하기관에 대해서만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만약 시행령이 이대로 통과될 경우 여기에 더해 시군에 위탁한 업무에까지 행정사무감사를 할 수 있어 기존 시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권한을 가진 기초의회와의 갈등이 우려된다.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찬호 창원시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지난달 28일 행안부에 제출했다.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의견서에서 “각 기초의회는 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 및 결산, 사무에 대한 질의·답변 등 위임·위탁된 모든 사무(국·도비 예산 포함)에 대해 투명하고 명확한 심의·감시 통제기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이 같은 개정안은 중복 감사로 인한 행정력·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기초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뿐 아니라 지방자치분권 개헌의 흐름에 배치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고성군의회 박용삼 의장은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려 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시도는 기초의회의 역할과 권위를 약화시키고 지방분권과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시대적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군민 A 씨도 “도에서는 부군수와 5급 파견 등 자기 할 짓은 다하고 도에서 군에까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행정사무감사를 이중으로 하게 되면 행정력 낭비 등 악영향이 더 클 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