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이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자 고성군 관내 축산농가들의 반발이 거세다.
고성군축산인연합회 등 지역 8개 단체 회원 800여 명은 18일 고성군청 앞에서 ‘축산인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입법 예고 철회와 환경부 권고안 준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가축사육제한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반대하면서 외지인의 기업축산 신규허가를 막아 달라고 했더니 기존의 축산농가의 숨통을 조이면서 죄인 취급한다고 분노했다.
아울러 축산인도 고성군민이라면서 가축사육 시설을 특정 건축물에서 제외해 주고 환경부의 권고안인 400두 미만의 축산규모는 거리제한을 50m로 해줄 것과 축사현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고성군이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한 것은 그동안 축산관련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자 외지인의 기업축산 신규허가를 원천적으로 내주지 않은 것 등을 포함하는 고질적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최종 안에서 현재 주거밀집지역으로 주택과 주택 사이 50m 이내에 10가구 이상이 사는 곳에 축산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했다가 100m 이내 5가구까지로 강화되면서 축산인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기존 조례의 경우 소·젖소·말·양·사슴은 주거지로부터 200m, 닭·오리·메추리·돼지·개는 500m의 거리 제한을 뒀다. 반면 개정안은 500m 이내 모든 축종의 사육을 제한한다. 500~1000m는 소·젖소·말·사슴·양만 가능하고 1000m를 초과해야 모든 축종 사육이 가능하도록 했다.
축산인들은 고성군이 과도한 규제로 축산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축사 신축은 물론, 기존 축사의 증축도 못 하게 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현 조례에서 20%까지 허용하도록 한 ‘가축사육 제한구역 내 기존 시설이 증축’ 조항이 개정안에선 아예 삭제됐기 때문이다. 단순 개축도 쉽지 않다. 그동안은 가축분뇨처리시설만 갖추면 됐지만 앞으로는 배출과 처리시설을 모두 갖춰야 한다.
게다가 고성군이 정부 권고안을 무시한 채 규제만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축사육제한 관련해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권고안은 10가구 이상이 모인 주거지를 기준으로 소 400마리 이상 육성 축사는 70m, 400마리 미만은 50m 이하다. 그럼에도 고성군은 지금까지 200m를 적용해 왔고 지난 7월엔 지방도 이상 도로에서 100m 이내에는 모든 축종 사육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까지 만들었다.
이날 집회에서 백두현 군수는 집회 현장을 찾아 축산인들의 건의서를 직접 받았다. 백 군수는 “축산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축산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고성군 행정이 계속 개정조례안을 밀어 붙일지 또 다른 해결책을 들고 나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