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부르짖음을 사자후(獅子吼)라 한다. 사자가 한 번 소리를 지르면 그 우렁차고 사나운 소리에 짐승이란 짐승은 모두 놀라 피해 숨는다고 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사자는 서역 여 나라에서 국가의 보호아래 서식하고 있는데 그 눈빛이 번개 같고 부르짖는 소리가 하늘의 우뢰같아 한 번 부르짖으면 모든 짐승들이 피해 숨거나 도망간다고 했다.

이것을 불가에서는 석가모니의 위대한 설법의 뜻으로 적용하고 있다. 석가모니는 태어날 때부터 한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일곱 걸음을 옮겨서 돌아온 다음 사방을 둘러보고 하늘 위 하늘 아래에 오직 나만이 홀로 높다(天上天下 唯我獨尊)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등록(傳燈錄)에 나오는데 이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란 말을「사자후」로 풀이하여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도솔천(咷率天)에서 태어나 양손으로 나누어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사자후 소리를 천하가 진동하도록 질렀다고 한다.

또 유마경(維摩經)에는 석가설법의 그 위엄있는 내용은 사자후의 기법에 의하여 경천동지하고 모골이 송련한 천하제일의 설법이라고 하였다. 석가의 설법이 사자후와 같다고 한 말이 다시 전 인류에게 전용되어 열변을 토하며 정당한 의론으로 남을 설복한다는 다시 말해 웅변이란 뜻으로 세상에 널리 쓰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자후라는 말은 아내의 불호령이란 뜻으로 쓰여진 예가 있다. 즉 소동파(蘇東坡)가 친구인 오덕인(吳德仁)에게 보낸 한시 가운데서 또 같은 친구인 진계상(陳季常)의 아내가 남편에게 퍼붓는 욕설을 사자후라고 표현하고 있다.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장시의 한 대목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목이 있다. 시속에 나오는 용구거사(龍丘居士)라는 말은 진계상을 말한다.

 

『용구거사는 역시 가련하다  

공(空)과 유(有)를 말하며 밤에도 자지 않는데

문득 하동의 사자후를 듣자

주장(朱杖)이 손에 떨어지며 마음이 아찔해 진다.』

 

진계상은 열렬한 불교신봉자이며 항상 참선을 하고 또한 친구들을 모아 불교의 진리를 의논하며 밤을 새우는 철저한 신봉자였다. 그는 또 속인들과의 교제도 즐겨하여 가끔 소리 잘하는 기생들을 자리에 부르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하동(河東) 유씨(柳氏)의 딸이었는데 질투가 어찌나 심하든지 손님과의 노는 자리에 나타나 남편에게 발악하는 것을 예사로 여겼다. 동파는 불경문자인 사자후를 인용하여 불교도인 진계상을 규합하여 성자의 도를 닦은 것이다. 이 시에서 질투심이 강한 아내가 남편에게 불미스러운 욕설을 퍼붓는 것을 세상사람들이 하동사자후라고 부르게 되었다.

사자후란 말은 옛날에는 여러 가지 뜻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웅변과 열변을 토한다는 뜻에만 주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