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보건소 내부가 뒤숭숭하다. 1층 진료실에 근무하는 의사, 치료실 등을 제외하고 2층 사무실은 일부 계원들 몇 명만 근무하고 있을 뿐 침묵이 흐르고 있다.
지난 24일 고성군 승진인사가 발표되자 보건소 내부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기자에게 들려오는 풍문은 다수의 직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으며, 일부 계장은 사직서를 만지작거린다는 것.
이에 지난 25일 고성군 보건소를 방문했다. 모 계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갑작스레 사표라니, 당사자에게 전화 시도를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어떤 이는 승진에 탈락하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했고, 어떤 이는 공정한 인사를 기대했는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허탈감을 표시한 것이라 내다봤다.
많은 이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후자 쪽이 더 많았다. 여태껏 많은 인사가 이루어졌지만 이번 같지는 않았는데 도대체 이유가 뭘까?
26일 또 다른 계장이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이 계장은 현재 보건소장이 퇴직하여 직무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요한 자리다
그런데도 ‘휴가’라니, 물론 가정사나 중요한 일이 생겼다면 ‘휴가’ 할 수 있다. 부군수도 하루 이틀 새 벌어진 일에 대해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했다. 이번에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보건소 5명 계장 중 1명만이 근무하고 있다. 물론 2명은 지난 6월 퇴직하여 공석이지만 3명 중 1명은 사직, 또 한명은 휴가, 업무가 제대로 돌아갈리 없다.
기자가 본 보건소 분위기는 여태껏 느낀 것과 사뭇 다르다. 무엇인가 하소연을 하고 싶은데 말을 아끼는 듯하다. 승진인사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만 겨우 한다.
유독 보건소 인사만 불만들이 가득하다. 하소연을 잘못했다가 자칫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어 그냥 웃는단다.
기자가 본 보건소 바닥 민심은 적어도 그랬다. 인사권자가 행한 승진 인사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그렇지만 다수의 직원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승진 인사라면 문제가 있다.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일수도 있다.
보건소 의사(5급)가 인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경남도 인사위원회에 소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무원은 지난 인사에서도 지방보건법시행령을 시행하지 않는다며 법에 호소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외롭게 투쟁하고 있다. 이번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자신도 떠나겠다는 굳은 각오다. 인사고충을 토로하는 공무원 시스템을 통해 백 군수에게 몇차례 메일을 보냈지만 한 차례도 메일을 읽지 않았고 그에 대한 답변도 알려주지 않는다며 ‘소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사는 어렵다. 전임 이학렬 군수도 퇴임 소감에서 12년 재임동안 인사가 가장 어려웠다고 소회했다. 승진자는 기쁘고 자신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반면 탈락자는 아쉽고, 나보다 못한 사람이 승진 되었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건소 승진 인사 후폭풍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백 군수가 지혜를 발휘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