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이 정 반대여서 도저히 서로 융합이 될 수 없는 사이를 빙탄간 이라고 한다. 

이 말은 초사(楚辭) 칠간(七間)의 자비(自悲)에 기록되어 있는 말이다. 

칠간이란 고대 한무제(漢武帝) 당시의 문장과 해학(諧謔)으로 유명한 천하유일(天下有一)의 동방삭(東方朔)이 초나라 충신 굴원(屈原)을 추모해서 지은 글이다. 

초사는 굴원의 작품과 뒷사람들의 굴원을 위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이 빙탄이란 말이 나와 있는 부분의 문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얼음과 숯이 서로 같이 할 수 없음이여

내 처음부터 목숨이 길지 못한 것을 알았노라

홀로 고생하다 죽어 낙이 없음이여

내 나이를 다하지 못함을 안타까와 하노라」

 

우리가 말하고 있는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란 말은 이 글에는 상병(相並)으로 되어 있다. 

서로 같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이 무생물(無生物)의 자연 법칙을 말하고 있는데 반해 서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불상용(不相容)은 얼음과 숯을 의인화(擬人化) 시켜 의식적인 대립을 강조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 불상병이란 말이 불상용으로 바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말인 이상 역시 그래야만 실감이 나니까. 그런데 이 글을 구체적으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굴원은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나라를 위하고 임금을 위하는 일편단심을 안은 채 멀리 고향을 떠나 귀양살이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자신을 모함하는 간신들과 나라를 사랑하는 자신은 성질상 얼음과 숯이 함께 있을 수 없는 그런 운명을 지니고 있다.

‘나는 내 목숨이 날 때부터 길게 타고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길지 않은 인생이나마 낙이란 것을 모르고 고생만 하던 끝에 결국은 그 길지 않은 나이마저 다 살지 못하고 객지에서 죽어갈 것을 생각하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읊은 것인데 이글 다음에 고향을 그리는 정은 다시 읊은 대목에선 또 호사수구(狐死首丘)란 말을 낳게 된다. 

‘오십 보(五十步)로서 백 보를 웃는다(笑百步)’

양혜양이 자기의 정치하는 내용을 말하고 그런데도 별로 백성들이 모여들지 않은데 대하여 그 까닭을 맹자께서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가며 이론을 전개해 갔다.

“왕께서 싸움을 좋아하시니까 싸움으로 비유를 하겠습니다. 북을 요란스럽게 두들기며 칼날이 맞부딪치게 되었을 때 갑옷을 버리고 무기만 가지고 달아났는데 혹은 백보를 달려가서 혹은 50보를 달려가서 그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50보를 달아난 사람이 백보를 달아난 사람을 보고 용렬하고 야욕적이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비웃는다면 왕께선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왕이 대답하기를 “그야 옳지 못한 일이지요. 설사 백보는 아닐망정 역시 달아난 건 달아난 거니까요” 

“왕께서 그걸 아신다면 이웃나라보다 백성수가 많기를 바라지 마십시요”

하고 정치의 개혁논리를 들려주었다.

서로 별 차이 없다는 말을 ‘오십 보 백 보’ 라고 하는 것은 여기 맹자 양희왕 편에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