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 이회서당의 강회날 허창무 박사의 영남유학의 학맥과 이회서당의 교학방향에 관한 강의가 있었다. 

특히 이날은 부산고전연구회에서 고전을 즐겨 읽고 있는 퇴직한 교수 세분 그리고 남명선생 후예로 동 학원에서 사서를 강독하고 있는 조양숙 선생님도 함께 참석하셨다. 

구만에서도 냉천서당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동량을 길러낸 의재 선생의 후손인 이재형 씨와 그 밖의 여러분이 자리를 함께하여 더욱 빛나는 자리가 되었다.

강의의 내용은 지난날 우리 조상들이 서당에서 활동하던 내용을 체험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서당에 학동들이 모이면 마주보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인사예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스승과 학생이 똑 같은 자리에서 공손히 절을 주고받으면 진심으로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인사를 주고받고 나면 난계 범준의 심잠을 암송한다. 심잠의 내용은 내 마음을 경계하여 바르게 다잡는 내용으로 철저히 자기 수양의 내용이다. 

자신의 참다운 마음을 보존하는 자가 드물고 자신을 수양하여 능히 조절할 수 있으면 만사가 다 뜻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내용이다. 

이회서당의 학맥은 퇴계 여헌 한강 미수 성호 순암 하려 성재 소눌 신암으로 이어졌다. 

신암께서 소눌 선생의 친자를 받았으나 그 이전 선생은 사숙으로 숭배하여 그 학문을 흠모하고 그 가르침을 이어받은 셈이다. 

신암 선생은 동구밖 느티나무 밑에 동명대를 세워놓고 일신대를 세워 날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새로운 날의 다짐을 하고는 서당에 찾아오는 학동들에게는 학사가를 부르게 하여 자신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 지 깨닫게 하였다. 

학사가는 배우는 마음가짐과 가르치는 내용의 두 장으로 되어 있다. 배워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고 배워야 할 내용은 착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학사가를 강사의 선창에 따라 일제히 송독하니 팔순이 넘은 학동들이 어릴 때 서당에서 들어보고 처음 듣는다고 추억하기도 했다. 

우리말이 근대국어에서 현대국어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제일 많은 변화를 보인 것은 말소리의 고저장단이 헝클어진 점이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말은 SNS 카톡 등의 영향으로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다. 

근대 서양의 맞춤형 교육의 문제점이 동양철학이나 인문학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써 강의는 마무리되었고 참여하는 모든 분들의 뜨거운 박수로 성황리에 끝냈다. 

강회 후 내임 이사를 맡고 있는 허현 씨가 오찬을 마련하여 풍성한 연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