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 구만면 이회서당에서 창원대 김정계 교수를 초빙하여 현대 중국 정치를 주제로 특강을 들었다. 중국과 갈등관계가 요즘처럼 긴장되는 시기에 중국정치를 더 깊이 이해하고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된 강연이었다.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다. 13억이 넘는 인구라 정확한 통계도 어렵지만 세계 인구의 20퍼센트가 넘는다. 또한 지역이 넓고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개발의 여지가 무한한 국가다. 중국공산당의 체제가 무너지지 않는다면 자립으로 살아갈 수 있다.

중국이 G2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역대 정치지도자의 신뢰와 리더십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마오쩌뚱과 덩샤오핑이 이뤄낸 중국공산당이 주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정권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오쩌뚱과 덩샤오핑은 주민이 잘살 수 있다면 이데올로기의 변화도 감수하고 인재를 육성하여 세계에 흩어져 있는 화교의 자본을 유치하여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공산당을 창건하여 중국대륙을 통일한 마오쩌뚱은 시골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한 독서광이었다. 13세에 이미 경서를 읽었으며 특히 사마광의 통감을 수십 번 읽어 국가와 백성의 삶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다고 한다.

청나라 말기의 부패한 사회가 서구문물의 유입과 일제침략이 빚어낸 혼란한 국민들은 마르크스 레닌의 공산혁명으로 절대적 지지를 얻어냈다. 당시 지주와 소작인 농지소유는 8:2였다. 춘궁기를 당하여 소작인은 지주로부터 곱장리를 얻어 식구들을 먹여 살리고 나면 추수가 끝나 소작료를 치르고도 장리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마련이었다. 부익부 빈익빈의 골이 깊어지는 사회에서 농민의 반란을 막는 수단으로  공산혁명 농지개혁이었다. 

쑨원 장제스로 이어진 중국국민당 정부는 서구나 미국의 지지를 받았지만 부정부패와 사회갈등을 해결하지 못했다. 800만이 넘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도 20만이 안 되는 공산당에 밀려 대륙을 물려주고 말았다. 공산당은 국토를 사유에서 공유제도로 바꾸고 경제를 시장구조에 맡기지 않고 계획경제 체제로 운영하였다. 

계급투쟁의 수단으로 인민재판으로 통치한 소련 중국 북한의 초창기 경제상황은 자유국가의 시장경제에 비해 성장이 빨랐다. 70년대 초반기까지 북한의 경제사정이 남한에 앞섰다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계획경제 제도에서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아 창의성이 결여되어 성장에는 한계가 따른다. 

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창건한지 채 1년도 안되어 6.25전쟁이 일어난다. 새로운 국가를 세운 마오쩌뚱은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북한에 파병을 하여 세계의 이목이 한국전쟁에 쏠렸을 때 티베트를 침공하여 중국통일을 완수한다. 티베트는 원래 중국의 영토가 아니었다.

마오쩌뚱이 죽은 후 덩샤오핑이 중국경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덩샤오핑은 중국이 안정되는 과도기에 3번이나 실각했으나 오뚝이 정신으로 살아나 중국을 재건하는 일에 전력을 쏟았다. 덩샤오핑은 국정과제를 수행하는데 젊은 관리를 임명하여 일의 능률을 높이고 과학기술을 중시하였다. 덩샤오핑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지도자들은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그리고 인재를 육성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하였다. 중국식 실사구시다.

강연은 여기서 마무리 됐다. 격주로 열리는 서당 강독회에 생기를 불어넣는 기회가 됐고, 동행한 부인도 대구대학에서 도양고전을 강의하는 교수라 두보의 시에 대한 단편을 들을 수 있었다. 보람 있고 가슴 뿌듯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