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즈막한 앞산의 옻나무 단풍이 너무 예쁜 가을입니다. 농부에겐 월동준비의 계절이기도 하구요. 자연앞에선 새삼 작아지는게 인간인지라 태국에선 없어서는 안 될 물때문에 아우성입니다.
 우리나라 역시도 지난 여름엔 ‘물’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지요. 아니나 다를까 제가 사는 신용리 일대도 신용천이 범람을 해서 많은 상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답니다. 아니 한마디로‘자연의 역습’이 무섭더군요.
 올 가을엔 유난히 힘들었습니다. 신용리 일대는 경지정리도 안 되어서 다랑이 논으로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논 계단계단 마다 하천이 범람하여 흔적이 수 없이 남아 있습니다.

 올 가을걷이를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논두렁에 앉아 멍하니 있었답니다. 한마디로 머리 아팠습니다. 아무리 기계화 시대지만 사람이 앞일 뒷일 안하면 됩니까? 처음으로 농부가 된 걸 한없이 후회했습니다. 우리 마을엔 신용천 맨 위에 농공단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무렵엔 주민들의 요구사항, 아니 민원으로 하천을 정비해 달라고 수없이 요구
했지만 그땐 해 준다고 해 놓고선 전부‘꽝’이더군요.
 저수지 역할을 하던 논들이 다 없어졌는데 어찌 하천이 울지 않겠습니까. 비만 왔다하면 이름은 신용천인데 고랑이 되어 범람을 해 버리는 현실입니다.
 가을걷이하는 내내 몸과 마음이 너무 아파‘인생 마침표’찍는 사람들의 마음이 헤아려졌습니다.

 우리 부부는 일편단심 1차산업 외길 인생입니다. 오로지 먹거리 생산에 기쁜 마음이 추가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요. 관심 집중해 주십시요. 어디를 둘러봐도 신용천같은 하천이 보이지 않습니다. 관계자 여러분 많은 농민의 눈물과 한숨이라 생각하시고 문제 해결이 하루 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십시요. 하천정비가 자꾸 미루어지면 또 다른 세계에노크해보고싶습니다.
 사람들은 농공단지 형성을 우릴 보고 반대했다고 하지만 우린‘원리원칙’을 지키자고 애걸복걸했습니다. 하지만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라고 밀어 부치더군요. 나라 부채가 곧 국민의 부채고 국민들의 아우성인 줄 모르고요..
 부디 한 농민의 하소연이라 하찮게 생각지 마시고 왕림하시어 보시고 마동농공단지와 신용천이 더불어 신용이 화복되고 부가가치 높게 만들어 주시면 너무너무 고맙겠습니다.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