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형에게.
 D형! 그동안 별고 없으신지요? 흐르는 세월 속에 벽에 걸린 한 장의 달력, 그 딸랑 남은 색 바랜 한 장의 달력이 신묘년 2011년 한해도 저물어 감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고성문화원향토사연구소에서는 올 한해의 마지막을 좀 더 뜻있게 보내고자 오늘 2011년 11월 15일 문화유적지를 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답사지는 그 아득한 옛날에 아라가야왕국이었던 함안군의 문화유적지입니다. 답사참가인원 37명을 싣고 달리는 관광버스의 차창에 기대어 잠시 한해를 회고해 봅니다.
 고성문화원과 고성문화원 부설기관인 향토사연구소에서는 당초 계획한 행사들을 잘 치루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고성문화원에서 금년도에 계획한 행사 중에는 ‘천년의 지혜 향기를 오늘에 배우다’란 제하의 고려대장경판 제작 천년 기념행사 견학과 고성문화원 주최 ‘제1회 전국 행촌 이암선생 서예대회’가 가장 비중 있고 중요한 행사입니다.

 ▶ 명필 행촌 이암선생에 대하여
 명필 행촌(杏村) 이암(李?)선생은 우리고장 고성 출신으로 고려 말엽(1292-1364)에 사셨던 분입니다. 그분께서는 문과에 급제하여 여러 가지 국정 운영에 중요한 요직을 두루 역임하신 행정가로서로 유명하신 명신입니다. 뿐만 아니라 선생께서는 글씨에 뛰어나서 세인들은 고려의 조자앙(조맹부)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예서(隸書)와 초서(草書)에 능한 분입니다. 행촌선생에 관한 자세한 행장은 기회를 만들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행촌은 자호라고 합니다. 조선말엽에 고성부사를 지낸 오횡묵의 총쇄록에는 “행촌(杏村) 이암(李?)선생이 서문 밖 송수동에 살았으며 은행나무를 심어 행촌이라 이름하게 되었으니, 그 터가 행촌의 15대손 이광희(李光僖)까지 전해오고 있다.” 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 고성문화원에서는 그 분의 글씨와 행적을 기리는 뜻에서 ‘제1회전국행촌이암선생서예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당초 계획 수립 시에는 예산사정 등으로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800점이 넘는 작품들이 답지하여 서예가들의 관심과 열망을 보여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엄정하고 공정한 심사로 아무런 문제없는 풍성한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것이 고성문화원의 주요 행사입니다. 그런가하면 고성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에서는 우리고장의 문화유적지 답사와 주제 발표를 합니다. 주제발표는 윤번제로 하고 정기 모임 시에 합니다. 이 발표회를 통해 발표력도 향상 과 다양한 지식을 축적합니다. 뿐만 아니라 타지역의 문화유적지도 답사하여 견문을 넓히고 있습니다.

 ▶ 왜적을 크게 무찔러 물리친 의숙공(義肅公) 최강(崔堈)장군(將軍)에 대하여
 전반기에는 전라남도 완도군을 답사했습니다. 그곳에는 임진왜란 때 왜적을 크게 무찌른 의숙공(義肅公) 최강(崔堈)장군(將軍)의 전공을 기리는 가리포대첩비를 직접 답사했습니다.
 최강 장군은 우리고장 고성출신으로 지략과 용맹이 매우 뛰어난 장군입니다.  의숙공(義肅公) 최강 장군은 완도군 가리포첨사로 부임하자 백형(伯兄) 의민공(義敏公) 최균(崔均)의 계책을 받들어 이곳으로 침입하는 왜적을 화공책(火攻策)으로 크게 무찔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그 전공으로 최강 장군은 순천부사로 승차하는 등 승진을 거듭하여, 임란 1등 공신(功臣)에 녹훈(錄勳)되고 전라좌수사, 포도대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그 후 광해 혼조를 당하자 신병을 핑계로 고성군 구만에 낙향하여 백형 균(均)과 함께 유유자적(悠悠自適)하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공이 돌아가시자 조정에서 국풍(國風, 임금이 파견한 지관)을 파견 유택을 정하자 완도 어민 수십 명이 달려와 애도하며 3년 동안 시묘를 살다가 돌아갔다고 고성의 역사지(歷史誌)는 전하고 있습니다.
 후에 의숙이란 시호와 병조판서 증직을 받았습니다. 순천시에는 최강 장군의 애민정신을 기리는 청덕비가 있고, 완도에는 완도군에서 건립한 장군의 대첩비가 바다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호국 장군들의 활약상을 기록한 ‘동국병감(東國兵鑑)’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성의 용장 최강 장군이 진주성으로 달려와 협공하여 적장 평대소를 사로잡으니 왜적들은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것을 보니 장군의 탁월한 지략과 용맹, 그리고 목민관으로서 백성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애민정신이 꿈틀거리며 되살아납니다.
 이러한 행사가 올해의 주요한 고성문화원 발자취입니다.
 D형, 이제부터는 그 옛날 아라가야국이었던 함안군 문화유적지를 견학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알리고자 합니다.

 2011년 11월 15일 아침 8시 30분에 관광버스는 1호광장을 출발합니다. 참가 인원은 37명입니다. 출발에 앞서 도충홍 고성문화원 원장께서 잠시 승차하여 인사말씀과 함께 축하금을 전달하십니다. 참석하지 못한 이도생부원장의 축하금도 함께 주십니다. 하지만 원장님께서는 공사간 바쁜 일정으로 함께 동행하지 못하신다고 하십니다. 유익하고 보람되고 즐거운 답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남기고 하차 하십니다.
 관광버스가 국도를 달리자, 하기호 소장님께서는 인사말씀과 함께 오늘 답사할 함안군의 주요 문화유적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매우 유익한 설명입니다. 
 이날 참석하신 분 중에는 고성향교 전교를 역임하신 제명수님께서 참석하시어 매우 뜻 깊습니다. 전교님께서는 미수(米壽)의 연세에도 불구하시고 매우 건강하실 뿐 아니라 매주 지역신문에 고사와 관련된 기고를 하십니다. 그분의 글을 읽으면 매우 도움되고, 건강한 개인, 사회, 국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전교님 늘 좋은 건강을 유지하시어 향기롭고 좋은 글 많이 기고하여 주시면 합니다. 노익장(老益壯)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