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꽃은 뜨거운 태양 아래 화사하게 핀다. 

올해는 유난히 가물었고 폭염이 기승을 부려 어느 해보다 꽃망울이 탐스럽게 맺혔다. 

7월에서 9월까지 매일 피어나는 꽃이라 백일홍이라 부르는데 초목 백일홍과는 다른 꽃나무다. 꽃말은 꿈, 행복, 수다쟁이라는 뜻이 있다. 멀리 떠나간 벗을 그리워하여 무덤가에 심어주고 오래오래 추모하기도 한다. 

꽃나무의 이름 또한 너무 많다. 꽃술 모양이 고사리나무 닮았다고 하여 자미화, 홍미화, 취미화라 부른다. 

새로 돋아난 꽃잎이 한여름 내내 피어난다고 하여 만당홍, 백일홍, 목백일홍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 다른 특성으로 손톱으로 나무줄기를 꼬집으면 간지럼을 타듯 나뭇잎 전체가 흔들린다고 하여 백양수, 간지럼나무로도 부른다. 

나무가 자랄수록 줄기가 하얗게 되고 매끄러워서 원숭이도 미끌어진다는 원활나무, 사루수베리(일본)라고도 한다. 

배롱나무가 배기롱나무로 배롱나무로 불러진 듯하다. 나무줄기의 껍질은 나이가 들수록 매끄럽고 흰빛을 낸다. 

학문하는 선비가 학덕과 인품이 높아질수록 멋스럽고 품격이 느껴지는 것 같아 선비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도 욕심과 고집으로 젊은이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을 보면 배롱나무의 품격이 더욱 높고 아름다워 보인다.

우리 고장의 갈천서원, 도산서원, 육영재 등의 울타리에 탐스럽게 핀 모습이나, 이름난 집안 조상들의 무덤가에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모습들이 그나마 한여름의 더위를 씻어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