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3회 공유재산심의회를 열어 청소년수련관과 작은 영화관 건립 등 안건을 심의해 구 농업기술센터에 건립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물론 그동안 반대해 온 고성군의회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참 지지부진했던 시간이었지만 건립이 결정되었으니 과거사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 하지만 자꾸만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는 두 가지가 있다. 이제는 그 잔상을 털어버리려 한다.

첫 번째 잔상. 한 의원은 말했었다. 지역에 학생과 주민을 위한 1억짜리 골프연습장도 안되는데 읍에는 80억이 넘는 건물을 짓는다니 참 불공평하다고 했다. 돈부터 따져보자면 실상은 군비는 16억 6,000억이다. 이 정도 예산으로 80억원이 넘는 건물은 짓는 것은 괜찮은 장사가 아닌가.

작은 영화관도 국도비 13억원에 군비가 7억원이다. 요즘 대부분이 50대 50 매칭 사업인데 이정도 비율로 7억원이면 괜찮지 않을까. 6억원짜리 태극기도 다는 마당에.

면에도 읍에 하는 만큼 골고루 지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동감한다. 그러나 면에 안 되니 읍에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한 역차별이다. 어쩔 수 없는 우선순위가 있다. 청소년수련관이 모든 고성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해서 모든 읍면에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청소년수련관은 꼭 필요한 것이며 읍 아이들만 위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이용시간이나 활용도 등은 읍 아이들에 떨어지겠지만 면 아이들도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잔상. 작은 영화관, 처음 시작 때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확정된 요즈음에도 하는 사람이 있다. 인구 5만 겨우 넘는 군부에 영화관이 될까 부터 시작해 운영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근에는 최신영화를 상영하는데 영화 제작권료 등으로 고성군의 작은 영화관은 한물 간 영화를 틀면 과연 제대로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들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가능하다고 본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인근 남해의 경우 방문해 벤치마킹을 했다고 했다. 예상대로 정확한 수익이나 운영비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자체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해 인구(4만 6,000명)대비 1인 군민이 연간 1.8~2편 정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만 군민일 경우 1년 7만명에서 10만명이 본다는 이야기다.

기자가 알아 본 바로도 비슷했다. 사회적기업이 위탁 운영하는 장흥군(인구 4만 1,000명)과 직영하는 고흥군(6만 8,000명)의 경우도 1.7명 정도로 남해와 비슷했다. 고흥군은 연 9천만원 정도, 장흥군은 5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진안군의 경우는 더 재미있다. 인구 2만 5,000명인 진안군은 작은 영화관 개관 2년 만에 10만명을 돌파했다. 군민 1인당 평균 3.8편을 본 것. 굳이 윗 문장들에서 인구를 넣어 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즉 인구수가 작은 영화관이 잘되고 안 되는 것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

운영비에 대해서는 정확한 공개 자료가 없어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부분의 작은 영화관이 위탁으로 운영된다. 일단은 군의 별다른 지원 없이 별 잡음 없이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수익으로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추측된다. 군 관계자도 남해군과의 면담 시 자체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해 주었다.

신작 상영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하다. 과거는 영화제작권료 등 많은 제약이 따랐지만 현제는 콘텐츠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어 영화배급이 용이하다. 이는 위탁의 장점이기도 하다. 아울러 또 다른 좋은 점은 비수기, 성수기에 따른 인력 조정 등 직영보다는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진주나 통영으로 3인 가족이 영화라도 볼라치면 이것도 하나의 행사다. 계획 짜고 기름때며

가서 관람료에, 간식 구입, 게다가 외지에 갔으니 맛집 순례라도 할라치면 제법 돈이 나간다. 이제 작은 영화관이 생긴다면 저렴한 관람료로 마음 편히 멋진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겠다. 

걱정이 많은 기자는 또 다른 잔상을 만들어 낸다. 앞으로는 최신 영화도 집에서 편히 볼 수 있다는데 작은 영화관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자를 한 지인이 어깨를 툭 치며 한마디 한다. “이 사람아. 걱정도 팔자다.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 맛이지.” 아이구, 진짜 지겨운 잔상들은 모두 털어 버려야겠다.